2026년 11월 9일 월
칼럼

[멘토가 멘티에게] 이직의 큰 함정, 경력 단절

멘토가 멘티에게
‘슬기로운 이직 생활’
 
이직의 큰 함정, 경력 단절 
 
“한때 잘나가던 직장인이었는데, 충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직하고 아웃리치와 여행, 휴식의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직장을 구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어떡해야 할까요?”
이직 과정의 큰 함정 하나가 ‘경력 단절’이다. 필자는 믿음이 없던 시절 20여 차례 이직 과정에서 여러번 실직과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실직 자체보다 실직으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 수치심이었다. 그래서 멘티들의 이직 상담에 응할 때 “불가피하면 이직은 하되, 실직은 피하라”고 조언하곤 한다. 일시적 실직이 뜻하지 않게 장기화해 경력 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경력 단절 같은 광야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삭과 모세다. 이삭은 여러 번 우물을 빼앗겼지만 다투지 않고 다시 우물을 팠고, 르호봇에 이르러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다”고 고백했다(창 26;22). 모세는 애굽 왕궁에서 40년을 지낸 뒤 살인자가 되어 미디안 광야로 도피해 또 다른 40년을 보냈다. 세상적으로는 실패와 단절의 시간이었지만, 하나님이 그 시간을 통해 모세를 낮추시고 다듬으셔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셨다. 이처럼 경력 단절의 시기는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연단하시고 준비시키시는 시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경력 단절은 고통과 낙심으로만 느껴진다. 실직은 인생 전체의 실패가 아니라 한 장(章)의 마감이자 새로운 장을 기다리는 과정일 수 있다. 1년 이상 직업이 없는 상태를 경력 단절로 본다면, 필자는 네 가지를 권면하고 싶다. 
첫째, 성실하게 구직해야 한다. 실직의 상처로 구직 활동이 위축되기 쉽지만, 하나님은 게으름보다 성실함 가운데 역사하신다. 믿음은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라 움직이는 성실함 속에서도 자라난다. 
둘째,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다시 발견해야 한다. 경제적 압박이 덜하다면 적성과 은사를 충분히 점검하는 것이 좋다. 달란트를 뒤늦게 발견하는 일은 새로운 부르심으로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전직은 낮아짐을 요구하지만, 실패가 아니며,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다시 높이신다. 
셋째, 영혼과 육체를 재정비해야 한다. 몸이 약하면 건강을 회복하고, 체력이 부족하면 훈련하고, 믿음이 약해졌다면 영적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 광야는 사람을 무너뜨리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곳이다. 하나님은 광야에도 길을, 사막에도 강을 내시는 분이시다. 넷째, 창업도 고려할 수 있다. 경험한 분야를 살려 도전하는 청년들을 볼 때 큰 기쁨을 느낀다. 창업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주신 비전과 책임감으로 도전하는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성경 속 다윗은 단절을 거쳐 왕으로 세워졌다. 하나님은 다윗의 역할이 아니라 순종을 보셨다. 청지기 정신으로 일하고 섬기려는 마음이 있다면, 하나님은 단절의 과정을 통해서도 사람을 성장시키신다. 
따라서 단절을 대비할 지혜와 극복할 믿음의 저력을 미리 길러야 한다. 먼저 대비하는 방법의 하나는 일터 어디서든 사랑받고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실력만으로 오래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다. 신뢰와 성실, 관계의 자산은 위기에 큰 힘이 된다. 극복하는 힘은 결국 하나님이 우리의 삶을 붙드시고 인도하신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필자는 45세에서 49세 사이 M&A와 벤처 투자 전문가로 일하다 타국으로 이주해 생계를 위해 비자발적으로 자영업을 해야 했다.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그 낮은 자리의 경험이 지금 경영과 사업의 기초 체력이자 영성의 뿌리가 되었다. 하나님은 때로 낮아짐을 통해 사람을 깊게 만드신다. 그러므로 경력 단절의 시기에는 수동성과 안일함, 도피를 끊어야 한다. 신앙을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 믿음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해 현실 속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는 힘이다. 하나님은 때로 우리에게 ‘시도와 돌파’를 요구하신다. 아브라함의 떠남도, 이스라엘의 광야 행진도 순종의 도전이었다. 하나님은 순종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선하신 아버지이시다.
/박기일 장로(길공동체 멘토, OCC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