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으로 밥 짓고, 사랑으로 찌개 끓인다”
부천 청개구리밥차팀,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 봉사
또 한 사람을 위한 밥상이 차려졌다. 관심으로 밥을 짓고, 사랑으로 찌개를 끓인 생명의 밥상이다. 이 밥상을 차린 주인공은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이다. 그들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인근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심야식당에서 봉사하고 있다. 거리에서 방황하던 청소년들이 청개구리 식당을 찾아와 허기지 배를 채우고 고픈 사랑도 얻어간다. 따뜻한 밥 한 그릇 뚝딱 비운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천국의 미소가 가득하다. 허기진 배를 채워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예수님의 품에 안겼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 권찬송 기자 kcs123@onnuri.org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청개구리밥차팀
가출청소년 3명이 지난달 2일부터 6일까지 경남 등지에서 10여 차례나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있었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처럼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고 있다. 범죄를 저질렀으니 당연히 처벌을 받고 지탄을 받아야겠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것은 어른들의 보호와 관심이다. 청소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가정에서 적절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2012)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학생은 부모의 학대를 경험할수록, 여학생은 부모의 이혼 등으로 따로 살게 될 경우 비행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가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만약 가정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나서서 가정이 못해준 역할을 채워줘야 한다. 교회 말고 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교회만큼 편견 없이 누군가를 섬기고, 보살피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부터가 곱지 않다. 사랑과 관심이 고픈 청소년들을 ‘불량(비행) 청소년’ 혹은 ‘문제아’라고 낙인을 찍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러한 사회적 낙인은 청소년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로 남는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낙인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을 아낌없이 주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필요하다.
바로 그 선한 사마리아인
여기 바로 그 선한 사마리아인이 있다.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고 있는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이다. 하루 종일 굶고, 떨고, 거리를 헤매던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얼마나 큰 선물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 밥 한 그릇이 얼어붙어 있던 마음을 녹일 뿐만 아니라 ‘나도 사랑 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이 이 귀한 봉사를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부천 온누리교회가 청개구리밥차사역을 하게 된 계기는 부천 선한목자교회 선한목자공동체(이하 선한목자공동체)와의 만남 때문이다. 청개구리밥차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밥 한 끼 제공하는 밥차를 운영했다. 그러다 3년 전 부터 건물을 얻어서 청소년을 위한 심야식당 청개구리를 열었다. 식당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부천 선한목자공동체 혼자 사역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졌다. 다른 지역 교회들과 협력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 힘들던 시절 부천 온누리교회가 손을 잡아줬다. 그렇게 지난 6월부터 부천 온누리교회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심야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는 매주 월요일 청소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섬기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어른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거친 행동을 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의 거친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고 가까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청소년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 팀원들도 같은 생각이다. 그들은 아무리 거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이라 해도 외면하지 않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고 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 소속 성도 12명은 매주 월요일 2~3명씩 조를 지어서 이 사역을 섬기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임은미 집사, 김수경 집사, 김지윤 집사가 봉사자로 참여했다.
5시부터 시작되는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임은미 집사, 김수경 집사, 김지윤 집사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직접 마트에 가서 식재료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고 싱싱한 재료들로 엄선했다. 재료 준비와 손질, 조리까지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과정이 단 하나도 없었다. 내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다 보니까 반찬 하나 만드는 것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반찬 가짓수도 푸짐하고 양도 넉넉했다. 2~3일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메뉴는 동태전, 닭볶음탕, 미역국, 김치, 콘 셀러리, 콩자반, 각종 나물이었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한 잔치상이 따로 없었다. 영양은 물론이고 맛도 최고였다. 그 귀한 음식을 대접받는 청소년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한 순간에 녹아내리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음식 한 입 먹을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심야식당 청개구리 사감 유기훈 형제는 한시도 쉬지 않고 부천 온누리교회 청개구리밥차팀을 칭찬했다.
“청개구리밥차팀이 준비한 음식은 정말 최고입니다. 상처 많은 청소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먹고 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정성으로 차린 음식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구슬땀 흘리며 열심히 식사를 준비한 임은미 집사는 맛있게 식사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이 사역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청소년들이 이곳에 찾아와서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왜 그렇게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청소년들이 밥 먹은 모습만 봐도 피로가 날아가는 것 같아요. 이 사역이 얼마나 귀한 지 매번 깨닫고 있습니다.”
부천 청개구리밥차팀이 청소년들에게 밥만 주는 것이 아니다. 상처 많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어준다. 지적장애인 노열정(가명, 24세) 형제는 오랜 세월 동안 집에 방치됐었다. 마음을 굳게 닫고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좀처럼 다가가지 않았다. 그 청년이 청개구리밥차 팀원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았다. 가슴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상처들을 두서없이 늘어놓는데도 청개구리밥차 팀원들은 말 한마디 놓치지 않고 열심히 경청하고 공감해줬다.
김마음 학생(가명, 19세)도 매주 월요일 청소년 심야식당 청개구리에 찾아와 친구와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무거운 고민까지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누가 봐도 정말 친한 모녀가 틀림없다.
청개구리밥차팀원들이 이 사역을 섬기게 된 사연이 있다. 김수경 집사는 청소년 상담사로 일한 적이 있다. 평소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어떻게 하면 섬길 수 있을지를 늘 기도하고 있었다.
“올해 초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시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마침 청개구리밥차사역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적은 일손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어서 헌신했습니다.”
김지윤 집사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다. 김 집사는 방황하는 아들의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청개구리밥차사역에 헌신했다.
“내 아이만 잘 키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사랑으로 섬길 때 사회가 더 밝아지고 건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문의: 010-8200-7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