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리치특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한다!
강남D공동체 잠비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한다!
18시간 비행, 10분마다 변경되는 아디스아바바의 환승 게이트, 간신히 도착한 루사카 공항에서 부당하게 느껴지는 4시간 관세 절차, 출장으로 탄자니아에서 합류하는 팀원이 당한 이중관세 소식은 출발 전 맞았던 링거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시켰다. ‘아 잠비아 아웃리치는 이동이 절반이구나‘라는 소회가 일었다.
다음 날 새벽, 라마나욧교회로 이동하며 마주한 비포장 흙길과 무채색의 벽, 슬레이트 지붕은 70년대 우리나라를 떠오르게 했다. 다시금 이 나라와 민족을 품고 기도하던 간절함과 무엇이라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라마나욧교회에 도착해 현지 전도사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곧바로 선물 포장을 시작했다. 80여 명의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앞치마와 십자가 목걸이, 복음 팔찌를 건네며 예수 그리스도와 구원을 전할 수 있었다.
성인예배는 교인 대면식, 선물 전달식, 김창호 목사님의 설교, 아웃리치팀을 위한 환영 공연과 현지식 점심 식사, 단체 사진 촬영 등 약 네 시간 동안 이어졌다. 한 시간 넘게 통성기도로 예배를 준비하고, 세 시간 넘는 예배 시간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뜨겁게 호흡하는 성도들,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환영 인사, 영혼이 담긴 아프리카의 소울과 리듬, 손을 델 정도로 뜨거운 시마(Nshima)를 손으로 집어 주먹밥을 만들어 먹는 식사. 그 어느 것도 뜨겁지 않은 게 없었다.
라마나욧의 학교 사역에서도 우리와 동일하게 잠비아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학년별 7개 반을 돌며 400여 학생들에게 복음 팔찌와 드로잉 교보재를 활용해 영어로 설명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했다. 현지 교사가 현지어로 동시통역하며 함께 했고, 아웃리치팀 12명이 하나 되었다. ‘사랑을 전하는 자가 사랑을 받게 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는 순리대로 이번에도 사랑받은 것은 우리였다. 집중하는 큰 눈망울과 작은 몸에서 기쁨이 흘러넘치는 흥겨움, 작은 팔찌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차례를 기다릴 줄 아는 질서의식, 그네 하나, 축구공 하나에도 웃음이 그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의 마음은 감사로 가득 찼다.
다음 사역은 라마나욧 학교에서 50여 분 거리에 있는 제2의 라마나욧 학교 예정지인 사일리 마을 방문이었다. 사일리 마을로 가는 길은 오지의 오프로드와 같아 4륜구동 차량이 아니면 통행이 어려웠다. 창문과 지붕 없이 벽체만 있는 집들이 듬성듬성 있었다. 현지 성도의 치유 기도를 위해 방문한 집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어둡고, 생활조차 어려워 보이는 열악한 공간이었다. 게다가 제2의 라마나욧 학교 예정지는 밤을 새워 지켜도 설치해 둔 태양광 패널과 전기장치들을 도난당하기 일쑤인 너무나도 황폐한 곳에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곳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며 말씀을 듣고 기쁨으로 하나님을 경배했다. 빈들에 마른 풀이 무성한 그곳에도 하나님이 뜨겁게 임재하셨고, 영혼을 위해 얼굴을 비추셨다.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소망이 커지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사역은 한국과 한국 사람, 한국말로 하는 이야기가 애타는 40여 분의 선교사님과 그 가족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었다. 된장만 두 종지를 드시고 행복해하시는 선교사님, 식사보다 말씀을 많이 하시는 선교사님, 참기름과 커피믹스 선물을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워하는 분들까지. 힘든 환경에서도 관계를 놓지 않았던 이찬양 선교사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온누리교회의 선교에 대한 열정 덕분에 한국인이 100명도 되지 않는 잠비아에서 몇 년 사이 최대 인원이 모여 하나님 안에서 위로와 기쁨의 교제를 할 수 있었다. 할렐루야!
잠비아, 그곳은 지금껏 삶에서 축적되어 있던 모든 생각을 뛰어넘는 곳이었다. 7박 9일 여정 동안 오로지 감사만 남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린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어떠한 희생과 대가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한다는 게 아웃리치를 다녀와 내린 결론이다. 우리는 그곳으로 가야한다.
/ 강민성 성도(강남D공동체)
2025-09-06
제155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