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씀 해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 5:13).
맛있는 말씀 해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 5:13).
최근 우리 사회는 다양한 도덕적 혼란과 가치관의 혼재 속에서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진리와 거짓이 뒤섞이고,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사람들은 무엇이 참된 삶인지 알지 못한 채 방황한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이 땅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신다(마 5:13~14).
2000년 전, 팔레스타인 역시 혼란과 어려움의 시대였다. 구약과 신약의 중간기 동안 페르시아 시대, 헬라 시대, 하스모니안 시대를 거쳐 로마 시대에 이르렀고, B.C. 63년 로마의 장군 폼페이가 예루살렘을 함락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이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예수님 탄생 당시 분봉왕이었던 헤롯은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 유대 마을의 어린아이들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로마는 유대 제사장들을 이용해 황제를 숭배하게 하고, 세금을 징수하게 하는 등 종교적, 정치적으로 유대인을 억압했다. 유대인 자치기구인 산헤드린 역시 점차 로마에 협력하며 식민지 체제를 돕는 기관으로 변질했고, 결국 종교적 정체성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그런 시대에 예수님은 팔레스타인 밖으로 나가 본 적도 없는 평범한 제자들을 부르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 5:13).
예수님은 이 명칭을 제자들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셨다. 이는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제자들에게 주신 최고의 위로이자 사명이었다. 그렇다면 소금이 가진 특징이 무엇일까?
첫째, 소금은 짠맛을 낸다. 소금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맛을 내는 것이다. 음식에 소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해도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이 세상 속에서 ‘신앙의 짠맛’을 잃어버리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바울도 “여러분은 언제나 소금으로 맛을 내는 것같이 은혜롭게 말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각 사람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권면한다(골 4:6) 우리가 은혜로운 말과 행실로 살아갈 때, 세상은 하나님의 복음을 맛보게 된다.
둘째, 소금은 부패를 방지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죄와 타락으로 기울어가지만, 성도들은 그 안에서 부패를 막는 영적 방부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 속에서 진리와 거룩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소금의 사명이다.
셋째. 소금은 생명에 반드시 필요하다. 소금은 단순한 음식의 부재료가 아니다. 한때 ‘노스웨스턴(Northwestern)’에서 교환교수로 오신 분과 성경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전문의로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람의 몸에서 약 0.9%의 염분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소금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필수 요소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소금”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성도들이 세상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임을 강조하신 것이다. 오늘날 세상은 성도들을 하찮게 여기고, 교회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성도는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존재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때, 진정한 소금으로서 생명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넷째, 소금은 녹아야만 맛을 낸다. 헬라어로 ‘맛을 잃다’라는 단어가 ‘모라이네인’인데, 이 단어는 ‘어리석게 되다’, ‘어리석게 만들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녹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는 어리석은 상황이 된다. 녹지 않은 소금은 동물의 사료로 사용할 수 없다. 건축재료로도 쓸 수 없다. 녹을 때 맛을 내며 기능한다. 예수님의 말씀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이지, “소금이 되라”고 하지 않으셨다. 이미 제자들은 소금이었다. 그러나 소금은 그대로 있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고, 녹을 때에야 비로소 짠맛을 내며 제구실을 한다. 성도는 자신을 희생하며 녹을 때 세상에 맛을 내고,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분명히 도전한다. 소금처럼 짠맛을 내며 부패를 막는 존재, 그리고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로 우리를 부르셨다. 어느 상황, 어디에 있든지, 하나님이 주신 ‘소금’의 사명을 기억하며 세상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 여성민 목사(광명공동체)
2025-11-08
제156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