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와 교회] 못다 한 효도, 못다 한 전도
호스피스와 교회
못다 한 효도, 못다 한 전도
호스피스란 말기 환자와 그 가족에게 ‘입원간호’와 ‘가정간호’를 연속적으로 제공하는 총체적인 돌봄 프로그램(완화의료)이다. 호스피스에서 연로한 환우들을 보면 소천하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 생각이 난다. ‘조금 더 좋은 상황이었으면 양가 부모님을 보다 잘 모시고, 잘 이해하고, 더 좋은 여건을 준비하고, 하늘나라 소망을 준비하도록 했을 텐데 …’ 하는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이 마음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 같다. 이렇게 못다 한 효도, 혹은 하늘나라로 잘 모시지 못한 분이 있다면 이곳에서 만회할 수 있다. 호스피스 사역에서 말이다.
<누가복음> 10장 25~37절을 보면 한 율법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이 율법에 무엇이라고 기록되었냐고 되물으셨다. 율법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대답했다. “내 이웃이 누구냐?”고 재차 질문했을 때 예수님이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통해서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은 사마리아인같이 선을 베푼 자임을 알려주셨다.
<마태복음> 12장 46~50절에서 예수님이 우리의 이웃과 가족의 범위를 육신의 혈육에서 영적으로 넓혀서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가 돌봐야 할 내 이웃, 부모, 형제자매라고 하셨다.
아직도 마음에 효도와 전도를 못 했다고 생각되면, 우리 주변에 질병과 고난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잘 모시면 된다. 이 마음에는 훈련과 요령, 인내가 필요하다. 온누리교회에서는 이미 14년 전부터 호스피스 사역을 하고 있다. 못다 한 효도와 전도를 우리가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할 수 있음을 주지시키고, 병원과 개인 호스피스에서 봉사하고 있다.
호스피스 사역에 오면 ‘호스피스 스쿨’에서 암에 걸린 분들의 다섯 단계 심리상태(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단계)를 공부하면서 환자를 더욱 이해하게 된다. 작은 봉사로 환자들의 마음에 얽힌 여러 감정과 관계를 해결하도록 도와주고, 마음 문이 열리면 복음을 전한다. 지병으로 소천했을 때는 사별자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천국 시민권을 가진 백성으로서 긍지를 심어주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병원 사역이 대부분 막혀있었다. 그런데 점점 그 문이 열리고 있다. 오랜 기간 봉사해 왔던 양지 온누리요양센터도 문이 열려있다. 최근에는 온누리호스피스와 한국호스피스협회가 협력해서 중앙보훈병원에서 봉사하고자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이전에는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어도 봉사자들을 잘 받아주던 병원들이 이제는 골라서 받는다. 훈련과 기본기를 갖춘 봉사자들을 선별해서 보내 달라는 요청이 많다. 온누리호스피스에서는 이에 발맞추고자 1학기는 호스피스스쿨에서 9주 동안 기본 훈련을 하고, 5주 동안 발 마사지를 배운다. 2학기에는 림프 마사지 훈련과 사별자 가족들에게 하늘 소망을 전해 주는 공부를 한다. 물론 개인 호스피스는 방문 사역으로 이뤄지고, 환우들을 위한 중보기도가 연중 계속되고 있다.
예수님이 다시 올 때 모든 민족과 개인을 분별해서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둔다고 하셨다(마 25:31~46). 하나님이 보시는 양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예수님께 한 것’이라고 하셨다. 이웃이 벗었을 때 옷을 입히고, 병 들었을 때 돌보고, 옥에 갇혔을 때 와서 돌보는 자다. 우리는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양의 무리에 속해야 한다.
온누리호스피스는 우리가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와 못다 한 전도를 만회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양의 무리에 들어가는 사역이다. 호스피스 사역에 동참해서 못다 한 효도, 못다 한 전도에 힘쓰며, 같은 뜻을 가진 분들과 동역하지 않겠는가?
/ 최민철 장로(온누리호스피스 담당)
2024-03-09
제148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