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F(온누리법조인모임) 칼럼] 종교의 자유를 옥죄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OLF(온누리법조인모임) 칼럼
종교의 자유를 옥죄는 개정 정보통신망법
불법 및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법률 개정안(이하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올해 7월 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발의 후 불과 두 달 만에 본회의를 통과한 절차도 이례적이지만, 내용도 ‘슈퍼 입틀막 법’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비록 허위·조작 정보 차단과 차별·증오 유통 방지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실상은 온라인 전반을 통제 대상으로 편입하는 포괄적 표현 규제 체계이기 때문이다. 이를 ‘온라인판 차별금지법’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다른 이름의 차별금지법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그리고 예상보다 빨리 우리 삶에 들어온 것이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분명 기독교의 공적 발언 공간을 위협하는 새로운 골리앗이다. 차별·증오의 선동과 조장이 개념 자체로 ‘상대적, 가치적, 유동적’이고, 불법 및 허위·조작 정보의 판정 기준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소득수준 또는 재산 상태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하면서도 어디까지가 차별이고, 어디부터가 신념 표현인지는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 결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또는 사법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다만, 법을 집행 또는 해석하는 기관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큰 문제다.
특히 ‘제3의 성,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 입장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열렸다. 국회 본회의 통과 전, 법사위에서 차별금지사유 중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 끝에 있던 ‘등’을 삭제했다고 안심할 순 없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헌법 제11조 제1항의 차별금지사유인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을 예시적 열거로 해석해 온 전례에 비추어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까지 차별금지 사유로 포섭할 가능성이 있고, 아예 ‘성별’에 제3의 성을 포함하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성경적 비판이나 윤리적 판단까지도 차별·증오 표현에 해당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고, 만일 차별·증오 표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증명이 어려운 손해도 5,000만 원까지 손해액을 추정해 주는 배상책임이 발생한다. 기우이길 바라지만, ‘제3의 성과 동성애, 성전환 등을 반대 또는 비판하는 주장과 표현을 인터넷 기사, 유튜브, 블로그, SNS,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것’은 이러한 법적제재를 감수하겠다는 결단이 있어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법적제재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까지 직접 겨냥한다는 점이다. 불법 및 허위·조작 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유통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례 없는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고, 법인 또는 단체의 실질적 경영자에게도 연대책임을 물린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불법 및 허위·조작에 해당하는 동일 정보의 반복적 유통의 경우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제재를 넘어 온라인 발언 하나가 개인과 단체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거대한 구조의 탄생을 의미한다.
더욱이, 플랫폼 사업자는 불법 및 허위·조작 정보의 신고 및 조치 등에 관한 운영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불법 정보 차단 의무를 부담한다. 민간 기업을 이용한 우회 검열 구조까지 만든 셈이다. 플랫폼이 선제적 방어 조처를 해 논란이 있는 콘텐츠를 미리 삭제할 가능성이 있고, 신념에 기초한 발언이 법적 판단 전에 온라인 공간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할 수 있다.
이렇듯 온라인 공론장이 토론 공간이 아니라 위험 공간으로 변질하는 순간, 종교적 양심의 영역도 법적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린다. 설교 또는 전도 콘텐츠조차 자유로운 진리 선포가 아니라 공적으로 관리받는 표현으로 추락하고 만다. 만일 ‘성경적 비판을 담은 콘텐츠’를 대상으로 신고 또는 소송이라도 빗발치면 전국의 교회는 물론, 기독교를 표방하는 인플루언서, 단체, 방송 등은 당연히 활동의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단순한 온라인 규제가 아니라, 혐오 규제를 명분으로 한 표현 통제 체계의 출발이다. 추상적이고 중립적인 언어로 법조문을 포장했을지라도 법의 해석과 집행 과정에서 특정 가치관과 정책 방향이 스며들 수 있고, 권력 구조나 사회 분위기까지 심심찮게 영향력을 미치는 게 요즘 사법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규제의 영향은 기독교인과 같이 절대적 진리를 주장하는 집단에서부터 가시화되기 십상이다. 한국 교회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법적 해석 및 판단이 ‘종교의 자유’를 옥죄는 일만은 최대한 막아야 하고, 디지털 전략과 정책 연구, 입법과 사법 모니터링, 차세대 교육, 국제 협력 등 중장기 대책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사회는 2026년 7월 7일 이후 ‘신앙에 근거한 발언이 어디까지 보호되는지, 그 허용 기준과 한계는 누가 설정하는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할 것이다. 이는 비단 종교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사회 전체의 문제기도 하다.
/ 이은경 변호사(OCC공동체.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사단법인 크레도 대표이사)
2026-03-21
제15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