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ssue) 바로보기!] 과학혁명, 교육으로 시작, 연구로 성숙, 창업으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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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
교육으로 시작, 연구로 성숙, 창업으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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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은 16세기 서양에서 태동한 학교 시스템으로부터 유발되었다. 근대사회가 시작되던 시기의 교육은 개인 교사를 통해 이루어졌기에 왕족과 귀족이 문자와 지식을 독점하고 있었다. 이후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부를 축적한 신흥 상인 계층이 종교 혁명 세력과 연합해 지식의 대중화를 추구하면서 학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신흥 상인들은 학교를 짓고, 자금을 제공했으며, 종교 개혁자들은 사제 계급이 독점하던 성경을 평신도가 직접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이론을 제공하면서 교사 역할을 했다. 초기에는 사립학교로 출발했으나 지식 교육이 공공 영역으로 정의됨에 따라 공립학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중 지식 교육의 영향력은 위대했다. 문자와 지식의 독점이 사라지자 왕족과 귀족의 기득권이 약화되었고,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집단지성의 강력한 효과가 나타났다. 종교 혁명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치 혁명으로 이어졌고, 두 세기가 지나면서 시장경제 기반의 자본주의 경제 혁명으로 이어졌다. 이는 두 세기가 더 지나면서 지식혁명으로 이어졌다.
지식혁명의 결과로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인구가 10억 명에서 70억 명으로 증가했다. 노동시간도 주당 80시간에서 50시간으로 획기적으로 감소했고, 기대 수명도 35세에서 100세를 바라보게 되었다.
학교의 태동이 과학혁명의 시작이라고 한다면 연구의 태동은 과학혁명을 성숙시켰다. 연구의 기원은 두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하나는 ‘국방의 목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순수한 호기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사를 돌이켜보면 동서고금 관계없이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힘은 군사력이다. 따라서 남보다 앞서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국방과학 분야에서는 끊임없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항공기, 컴퓨터, 인터넷, GPS 등과 같은 기술도 국방과학에서 먼저 연구되어 민간 분야로 넘어와 인류의 문명사적 변화를 불러왔다. 또 다른 기원은 르네상스 시기,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와 과학주의가 발전하면서 여유 시간이 많은 귀족들이 스스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자연과학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자연과학 연구가 귀족에서 평민으로 넘어가면서 호기심보다는 현실 문제와 융합되었다. 그리고 상업주의와 결합하면서 국가와 사회에 폭발적 영향을 끼치는 산업혁명을 유발했다.
과학 연구는 질적 분석에서 양적 분석으로 발전했는데 이는 인간의 사고와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혁신적인 세계관의 변화로 수학, 물리학, 화학, 핵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발전시켰다. 연구가 사회에 끼치는 대단한 영향력이 확인되면서 연구의 위상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이제 연구 활동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특히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되었다.
한 국가의 국내총생산이 그 국가의 과학기술을 다룬 연구논문 수와 큰 상관관계로 비례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5년 이내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연구는 기업 연구소가, 공공 영역과 함께 10년 이후의 국가 전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연구는 정부 출연 연구소가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특히 연구중심대학은 기초연구나 위험 부담이 매우 큰 연구를 담당하면서 연구 성과 자체보다 연구 인력을 배출하는 교육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분업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교육과 연구를 통해 성숙한 과학혁명은 연구 결과의 사업화를 통해 혁신적인 새로운 산업이 탄생되면서 열매를 맺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는 노동집약적 경공업으로 시작해 기술집약적 중화학공업으로, 이후 지식혁명을 통한 지식집약적 신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인류는 역사상 유례없는 비약적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식집약적 신산업은 연구자와 관련 지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혁신 시스템이 필요했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현시점에서 연구 결과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업화하는 시스템은 미국에 의해 구축된 벤처 창업 생태계를 통한 혁신이다. 미국은 벤처생태계를 통하여 애플, 구글, 테슬라 등의 혁신 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이렇듯 과학혁명은 교육을 시작으로, 연구로 성숙하고, 창업으로 완성되면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와 벤처는 모든 나라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연구와 벤처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유학을 온다. 교육, 연구, 창업이 선교에 좋은 도구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에서도 참여자 50%가 일터사역과 비즈니스 선교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유학생과 이민자, 대학교육과 연구, 창업과 투자가 선교와 연계되도록 교회적인 관심과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시기이다.
/ 박성진 교수(OCC공동체, 포스텍교수)
2025-04-12
제15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