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서로의 눈 바라보기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서로의 눈 바라보기”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화하는 게 매우 자연스럽다. 서로 신뢰가 깊고, 사랑이 깊을수록 온화한 눈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따뜻함과 사랑이 연결됨을 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만약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거나 불편한 감정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상대의 눈을 바라볼 수 없다. 위축되고 불편해서 떨리는 눈빛을 띠게 된다. 상대와 친밀하게 연결되기보다 단절되고 경직됨을 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신뢰와 사랑으로 함께하는 부부는 당연히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말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어떤 부부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못한다. 둘만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극도로 피한다. 굳이 서로에게 새로운 관심을 두지 않고, 대화에 대한 기대도 많이 식었다. 대화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게 불편하고 민망한 행동이 되었다. 하지만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따뜻한 행동이 있어야 한다. 연애와 신혼의 시기에만 서로를 바라보는 게 아니다. 부부는 평생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해야 한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눈을 보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바쁜 삶을 살다 보면 부부는 한없이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부부 중심의 생활을 하기보다 누군가가 함께하는 구조에 익숙해지기 쉽다. 아이가 생기면 부부는 늘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자연스럽게 부부가 단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줄게 된다.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환경에 익숙해지지만,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는 어색해지게 된다.
부부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할 수 있어야 친밀하고 건강하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부부가 둘만의 시간 보내는 것을 우선순위에서 제외한다. 둘만의 데이트 시간이 일상의 계획에 들어있지 않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게 너무 어색하고 낯간지럽다. 부부는 둘만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둘만 남겨져도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는 대화할 때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의식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눈을 통해서 많은 감정과 느낌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따뜻하고 인정하는 눈빛과 상대방을 긍휼히 여기는 눈빛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갈등이 심한 부부는 위협적인 눈빛으로 배우자에게 긴장과 심적 분노를 전달하기도 한다. 경멸과 냉소적인 눈빛을 내려놓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온화한 눈빛으로 둘만의 대화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둘째, 눈을 바라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너무 어색한데요!”, “굳이 눈을 바라봐야 하나요?”라고 말하는 부부가 있다. 대상과 친밀한 애착 형성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더욱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과 연결됨을 경험하는데, 가장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관계일수록 눈을 바라보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부부에게 갈등이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할 때 어떤 부부는 단절을 경험하고, 눈을 바라보지 못해서 회피하게 된다. 어린 시절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을 이룬 사람이라면 부부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다시 사랑으로 친밀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불안정 애착 상태로 성장해서 자신과 비슷한 배우자와 산다면 부부 갈등 이후 다시 사랑하고, 바라보고, 대화 나누는 과정이 힘겨울 수 있다. 부부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충분한 애착과 사랑을 유지하고 경험해야 하는 특별한 관계다. 눈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홀해진 관계라면 그 관계의 거리를 깨뜨려 서로를 바라보는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결혼 생활이 길어졌다 해도 부부는 배우자의 눈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아야 한다. 살면서 배우고,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많은 성품이 있다. 성실, 인내, 긍휼 등은 성장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 물론 어떤 이들은 긍정적인 성품을 연습해서 습득하기도 하고, 환경적으로 교육받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정말 부족한 교육 기회가 주어지는 성품은 용서와 용납인것 같다. 용서의 가치보다 경쟁하고 쟁취해야 한다는 점이 더욱 강조되는 것 같다. 용서가 빛을 발하는 관계는 가장 가까운 부부관계와 가족관계다. 나에게 섭섭함을 주고, 더 나아가 상처를 주고, 갈등이 폭발해서 말다툼했던 사이라도 용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관계가 부부관계이자 가족관계다. 미움을 어떻게 해소할지 모르고, 갈등 이후 어떻게 회복할 줄 모르는 관계에서는 용서를 실천하기가 어렵다. 미움과 갈등이 있는 관계에서 다시 따뜻한 눈길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 당연히 고통스럽다. 그러나 쌓여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갈등 관계를 녹여내는 성숙과 사랑의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면 용서를 경험할 수 있다. 장작불을 피울 때 불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계속 마른 장작을 넣어줘야 한다. 장작 넣는 것을 멈추면 불꽃도, 온기도 사그라진다. 부부 사이의 관계를 계속 따뜻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위로의 말, 격려의 말, 감사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부부 사랑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잠 15:30).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그런 당신이 좋다> 저자)
2023-07-15
제145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