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가 멘티에게] 멘토는 신호등 그리고 네비게이션
멘토가 멘티에게
멘토는 신호등 그리고 네비게이션
“멘토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난 5월, 인천온누리교회 대학청년부에서 개최한 ‘멘토링 정류장 멘토 토크쇼’는 내게 깊은 여운을 남긴 시간이었다. 그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멘토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였다.
나는 “교통신호등”이라고 대답했다. 멘토란 복잡하고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단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신호등처럼 조용히 제자리에 서서 진실하고 분명한 신호를 보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통신호등은 누군가의 선택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정확한 신호를 통해 지금이 멈춰야 할 때인지, 천천히 가야 할 때인지, 아니면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인지를 알려줄 뿐이다. 그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응할지는 온전히 운전자에게 달려 있다.
멘토로 산다는 것도 이와 같다. 청년들 곁에 서서 지금은 멈추는 게 안전한지, 이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내딛어도 좋은지를 말씀과 기도로 분별하며 안내해준다. 그러나 그 결정과 책임은 결국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존중하며 기다려준다. 때로는 무심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신호등처럼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이 내가 생각하는 멘토의 첫 번째 의미이다.
온누리신문으로부터 <멘토가 멘티에게> 원고를 부탁받으며, 나는 멘토로서의 또 다른 이미지를 떠올렸다. 바로 ‘네비게이션’이다.
목적지까지 방향을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처럼, 멘토는 청년들이 인생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길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감당한다. 네비게이션은 단 하나의 길만 제시하지 않는다. 가장 빠른 길, 톨게이트가 없는 길, 막히지 않는 길, 때로는 경치가 아름다운 길까지 제시한다. 그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언제나 운전자 몫이다.
멘토 역시 인생의 정답을 단정 짓기보다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청년들이 삶을 주도적으로 살도록 돕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네비게이션이 말없이 안내만 하듯, 멘토도 강요하지 않는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때로 길을 잃고 돌아가더라도 곁에서 함께 고민해 주고, 다시 경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다. 그런 멘토가 된다면 청년들의 여정이 훨씬 덜 외롭고 더 따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쯤에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 싶다. 교통신호등과 네비게이션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까? ‘정확한 정보’다. 신호 체계가 잘못되어 있거나 도로 정보가 오래되었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잘못된 신호는 사고를 일으키고, 부정확한 안내는 소중한 자원(시간, 에너지, 기회 등)을 낭비하게 만든다. 멘토 역시 마찬가지다.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누군가의 진로를 결정짓기도 하고, 신앙의 여정을 흔들리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늘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다짐한다. 멘토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깊이 알아야 하고, 말씀을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말씀 앞에 서서 삶으로 살아낸 신호를 보내도록 날마다 내 신호등의 전선을 점검하고, 내 네비게이션의 지도를 업데이트해 나가야겠다. 그렇게 할 때 청년들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등불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그래야 나의 삶이 단순한 조언을 넘어 ‘빛’이 될 수 있고, 청년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만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가도록 도와주는 진정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고, 방향을 잃기 쉬운 시대일수록 하나님의 말씀이 더욱 필요하다. 신호등이 흔들릴 때, 네비게이션이 잠시 꺼질 때, 결국 우리가 의지해야 할 단 하나의 기준은 하나님의 진리이다. 그것이 멘토인 나도, 멘티인 청년들도 날마다 돌아가야 할 원점이다.
/ 김효수 멘토(인천 WEB대학청년부)
2025-10-18
제156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