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의 유언
여호수아 23:1~11
/박종길 목사
오늘 본문은 가나안 정복을 마치고, 아홉 지파 반의 땅 분배가 끝나고, 또 두 지파 반이 요단강 동편으로 귀환한 이후 대략 10년에서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불러서 유언을 남기는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도하심,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실하게 그분의 약속을 지키라는 권면입니다. 여호수아의 유언 네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라”고 권면합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주위를 둘러싼 모든 적들로부터 이스라엘에게 안식을 주신 후 오랜 세월이 흘러 여호수아는 늙고 나이가 들었습니다. 그는 온 이스라엘, 곧 장로들과 지도자들과 재판관들과 관리들을 불러 놓고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늙고 나이가 들었다.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해 이 모든 민족들에게 하신 일들을 다 보았다. 너희를 위해 싸우신 분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이시다. 보라. 요단강에서 서쪽 대해에 이르는 남아 있는 나라들, 곧 내가 정복한 나라들의 모든 땅을 내가 너희 지파들을 위해 제비 뽑아 유산으로 나눠 주었다’”(1~4절).
여러분,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삶의 경주를 마치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여호수아가 하나님 품에 안기기 전에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불러서 이 세상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기억해야 됨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삶에도 마지막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렇기에 더욱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고 신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돌아갈 본향을 기억하고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지혜입니다.
여호수아는 23장과 24장에 걸쳐서 유언을 남깁니다. 23장은 ‘실로’라는 곳에서 지도자들에게 구두로 남긴 유언이고, 24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세겜’에 모아서 유언을 남기고 하나님과의 계약을 재확인합니다. 여호수아는 먼저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라”고 권면합니다. 23장과 24장에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라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23장에만 13번 언급됩니다. 여호수아는 자신이 가나안 정복을 이루었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그분이 우리를 인도하시고 싸우시고 모든 적을 물리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의 영광을 자기에게 돌리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이스라엘을 위한 하나님의 신실함과 사랑 그리고 은혜를 기억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을 갖게 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하나님이 우리를 떠난 것 같고, ‘하나님이 우리를 기억하지 않는가?, 우리에게 등을 돌리셨는가?’하는 어려운 마음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이 지금도 은혜를 베푸시고, 미래에도 우리를 인도해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푼 은혜를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셨던 지난 시간의 은혜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셨던 사랑, 절망 중에 소망을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굳게 붙들라”
둘째, “하나님을 굳게 붙들라”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굳게 붙잡으십시오.
“그러므로 너희는 용기백배해 좌우로 치우침 없이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지키고 실행하라. 너희 가운데 남아 있는 이 민족들과 뒤섞이지 말고 그 신들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도 말라. 그들의 이름으로 맹세하지도 말라. 또 그들을 섬기거나 그들에게 절하지도 말라. 오직 너희가 오늘까지 행한 대로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굳게 붙들어야 한다”(6~8절).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미래에도 우리와 함께해 주시는데, 그 인도하심을 기억하면서 그분의 말씀을 굳게 붙들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를 지키면 너희 한 명이 천 명을 내쫓아 낼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첫째,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모든 것을 지키고 실행하라고 말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삶의 중심에 두고, 그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이 축복을 누리는 비결입니다.
둘째, ‘죄를 짓지 말라’입니다. 우상을 섬기지 말고, 가나안 족속과 뒤섞이지 말고, 그들의 신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의지하거나 기웃거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이 우리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죄는 우리를 무너뜨릴 뿐입니다. 셋째, ‘하나님을 굳게 붙들라’입니다. 죄를 짓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께 집중하라고 말씀합니다. ‘굳게 붙들라’는 표현을 개정개역 성경에서는 ‘하나님과 친근히 지내라’고 번역 했었습니다. 하나님을 친근히 대하라는 것입니다. ‘친근’이라는 단어는 바짝 달라붙어 있는 것,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출애굽기> 33장 1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얼굴을 맞대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직접 뵐 수는 없지만, 하나님을 붙잡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딱 붙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친근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친근히 대하고, 딱 붙어 있고, 사랑하고, 말씀에 순종하고, 죄를 짓지 않을 때, 그분을 닮아갈 수 있고, 뜻을 알 수 있고,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을 의지하다 보면 상처를 받게 되고, 올무에 걸릴 때도 많지만, 하나님을 붙잡으면 축복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라”
셋째,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라”입니다.
“너희 하나가 1,000명을 내쫓게 될 것이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약속하신 대로 너희를 위해 싸우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기울여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10~11절).
여호수아가 분명하고 단호하게 권면합니다.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아직 쫓아내지 않은 가나안 족속들과 결혼하고 왕래하면 징계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더는 그들을 쫓아내지도 않을 것이고, 그들은 너희에게 덫이 되어 함정에 빠지게 되고, 가시와 채찍이 될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그 땅에서 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교훈을 반복합니다. 첫째, “죄악을 단호하게 자르라”입니다. 결국 이스라엘이 가나안 정복 전쟁 가운데 쫓아내야 할 사람들을 쫓아내지 않고 남겨두기 때문에 그들이 너희의 올무가 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들로 너희가 고생을 하게 될 것이고, 타락을 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의 은혜를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죄는 단호하고 분명하게 결별을 해야만 합니다. 죄는 우리를 멸망으로 이끌고, 죄는 병들게 하고, 아프게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죄는 가시와 채찍이 되어 너희의 축복을 빼앗아 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남아 있는 가나안 사람들이 당장에는 경제적인 이득을 줄 것 같지만, 결국 올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문화와 우상은 이스라엘의 함정이 되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뺏어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달콤하게 다가오는 죄와 쾌락은 올무와 함정이 되고,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축복을 빼앗아 가게 됩니다. 셋째, ‘중간 지대’는 없습니다. 여호수아는 분명하게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을 섬기든지, 세상을 섬기든지 선택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신앙에 회색 지대가 없어야 합니다. 결단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세상을 겸하여 섬길 수 없습니다. 죄악을 단호하게 잘라내고, 하나님을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면 “너희 한 명이 천 명을 내쫓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싸우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깊이 붙잡고, 선택하면, 그분이 우리를 대신해서 싸우시고, 지켜 주시고, 도와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담대히 말합니다. ‘주는 나를 돕는 분이시니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나를 어찌하겠는가?’”(히 13:6).
여러분, 세상이 우리를 공격해 올 때, 죄악이 유혹해 올 때,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고 그분을 선택해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어도, 무너질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분이 나를 도와주시니 누가 나를 어찌하겠는가?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나를 어찌하겠는가? 하나님이 내 편이시니”라는 고백을 한 번 이상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하나님 깊이 사랑하십시오. 하나님이 승리를 주십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싸우시고 도와주십니다. 취하신 분도 하나님, 주신 분도 하나님, 지켜 주신 분도 하나님입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싸우시고, 우리를 축복해 주시는 분도 하나님입니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더더욱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십시오.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라”
넷째,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라”입니다.
“보라. 오늘 이제 나는 온 땅이 가는 길로 가려고 한다.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 대해 말씀하신 모든 선한 약속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다 이뤄졌음을 너희는 너희 온 마음과 온 영혼으로 알 것이다. 모든 것이 이뤄져 실패한 것이 하나도 없다”(14절).
여러분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끝이 좋아야 합니다. 여호수아처럼, ‘모든 것이 이루어져 실패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선한 일도 하나님이 이루시고, 악한 일에 대한 심판도 하나님이 하신다는 경고를 하면서 유언을 마칩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실함을 지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동사로 권면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지 마라’, ‘가서 우상들을 섬기지 마라’, ‘절하지 말라’입니다.
우리가 지켜야 될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입니까?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무엇입니까? 내가 순종해야 되고, 기억해야 되고, 지켜야 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입니까? 또 여호수아는 ‘가지 말라’고 말합니다. ‘섬기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가지 말아야 될 곳이 어딥니까? 다른 사람들이 알면 내가 부끄러워하는 곳, 그래서 몰래 가는 곳, 내 양심이 늘 부끄러움을 느끼는 곳, 내 마음을 빼앗고 시간과 재정, 영혼을 빼앗는 유혹의 곳은 어딥니까? 내가 가지 말아야 되고, 섬기지 말아야 될 것이 무엇입니까? ‘절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절한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 외에는 절할 곳이 없습니다. 하나님 외에 우리가 인정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 삶의 주인은 하나님입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인정할 때 그분이 우리를 인도해 주시고, 축복해 주십니다. 절하지 말아야 될 것에 절하는 어리석음을 끊어 버리십시오.
“네 마음을 다해 여호와를 믿고 네 지식을 의지하지 마라.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그분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그분이 네 갈 길을 알려 줄 것이다”(잠 3:5~6).
패배보다 승리가 많은 삶, 슬픔보다 기쁨이 많은 삶, 절망보다 소망이 많은 삶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삶입니다.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길 때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삶, 축복의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유언’은 가장 중요한 내용을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우리에게 가장 알려주고 싶은 것을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라”, “하나님을 굳게 붙들어라”,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라”,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라”입니다. 여러분, 여호수아가 우리에게 주는 이 귀한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누리기를 축원합니다. 여호수아처럼, 우리도 언젠가 주의 품에 안길 날이 있습니다. 그때까지 여호수아의 권면의 말씀을 붙잡고 승리하기를 소망합니다.
/ 정리 김남원 부장 one@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