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맛있는 말씀해설]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출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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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씀해설]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출 20:5~6)

 2023-05-27      제14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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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씀해설
 
“…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출 20:5~6)
         
                                               
이 말씀은 성도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는 대표적인 구절이다. 성경의 다른 구절들과 상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 24:16), “…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고 함은 어찌됨이냐”(겔 18:2). 
지금까지 교회에서 ‘이신칭의’의 복음을 배웠는데, 위의 본문을 보면 정반대로 말하고 있다. 내 믿음과 상관없이 부모님이 하나님을 잘 믿으면 그의 후손과 자녀들이 복을 받고, 믿지 않으면 그의 자녀들은 저주를 받게 된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현재 우리가 세상에서 고난을 받는 이유가 전부 부모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게 만들기에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말씀에는 올바른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 난해한 구절은 과연 어떤 취지로 말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예수 믿게 된 사람들은 부모가 신앙이 없어서 저주를 받고, 한평생 복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맥락을 먼저 살펴야 한다. 
이 말씀은 구약의 십계명 안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십계명이란 하나님의 은혜로 이스라엘 백성이 구원받은 백성답게 살게 하려고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거룩한 언약을 체결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위의 말씀은 하나님 은혜의 구원을 토대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적 삶을 위해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 왜 본문은 부모가 죄를 지었는데 자녀가 3~4대에 걸쳐 저주를 받는다고 말하는 것일까? 이 말을 우리가 아는 대로 인과응보식 처벌이나 혈통적 가계에 저주가 임한다는 뜻으로 보면 안 된다. 고대 가정의 문화적 맥락에서 볼 때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 고대세계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그 영향력이 대단했다. 한 가정의 영적인 대표로서 3~4대, 친인척까지 엄청난 파급력을 미치는 대표성 있는 존재였다. 그래서 만일 가장이 큰 실수로 가산을 탕진하거나 잘못된 일에 가담하거나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나머지 가족과 식솔들이 엄청난 악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 자녀들에게 저주가 유전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자비와 사랑을 천대까지 이르게 한다는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문자적 해석보다 수사학적인 표현으로 봐야 한다. 즉, 하나님의 사랑은 천대까지 이를 정도로 끝이 없고 다함이 없는 엄청난 사랑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악의적인 죄를 계속 짓는데도 부모님의 선한 행위 때문에 벌을 면제받거나 구원받는 것처럼 곡해해서 이해하면 결코 안 된다. 혹자는 이러한 난해성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으라는 식으로 설교하는데, 이는 매우 반성경적이고 올바른 복음의 해석이 아니기에 주의해야 한다. 
성경은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로 인류의 모든 죄가 대속 되어 원죄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선포한다. 믿음으로 내가 구원의 은혜를 받아들이면 더는 하나님 진노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약속하고 있다.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게 다윗 가문 이야기다. 이 말씀이 가계에 흐르는 저주가 맞는다면 다윗은 즉각적으로 심판받아야 했다. 후손들 모두가 심판 대상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던 것을 성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 

 작성자   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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