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코로나19와 학교폭력 / 시공간 가리지 않는 폭력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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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학교폭력 / 시공간 가리지 않는 폭력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2021-11-27      제13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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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학교폭력
시공간 가리지 않는 폭력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단계에 맞춰 학교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11월 22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전면등교를 시작했다. 모처럼 학교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다. 그런데 우려되는 일이 있다. 대면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폭력이 다시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이버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린 영혼들을 괴롭히고 있다. 학교폭력은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교회와 어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 홍하영 기자 hha0@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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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다. 학교폭력 기사를 작성하는 것 말이다. 학창시절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때때로 떠오르는 기억이 기자의 마음에 자꾸 생채기를 냈다. 그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다. 
기자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아빠가 사역지를 옮기면서 3학년 새 학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전학을 갔다. 모든 학교가 그렇듯이 학생들은 전학생에게 관심이 많았다. 기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금세 학교에 퍼졌다. 문제는 기자가 1형 당뇨 환자라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그때만 해도 생소한 병명에 아이들의 관심이 더 많이 쏠렸다. 짓궂은 아이들 몇 명이 “쟤 단 거 많이 먹으면 쓰러진대. 한 번 먹여보자”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 지금 같으면 가볍게 무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춘기라 그랬는지 그 말이 정말 큰 상처였다. 한동안 방학이 얼른 찾아오기를 바라면서 잔뜩 주눅 든 채 학교에 다녔다. 밥 먹기 전에 꼭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학교 화장실에 숨어서 맞았다. 그 짓궂던 아이들은 기억조차 못 할 그 말을 기자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곱씹는다.
기자는 늘 학교폭력 피해자였을까? 그건 또 아니다. 기자의 학창시절을 곰곰이 돌아보면 때때로 방관자 위치에 있었고, 어느 날은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우리 반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잘 씻고 다니지 못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그 친구에게 냄새가 난다며 괴롭힐 때 모른 채 지나갔다. 반에서 함께 앉을 짝꿍을 바꾸는 날이면 그 친구와 앉기 싫다고 말하는 친구들 틈에 끼어서 “나도”라고 한마디 보탠 적도 있다. 크든 작든 학교폭력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날이 많았다. 그 어릴 적 상처와 기억들은 어른이 된 지금까지 기자를 괴롭힌다.
 
24시간 멈추지 않는 괴롭힘 ‘사이버불링’
 
기자의 상처와 부끄러운 과거를 서두에 쓴 이유가 있다. 누군가는 별일 아니라고, 그냥 장난이라고 넘어가는 일이 누군가에는 씻지 못할 상처가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겪은 일이 10여 년 전인데 아직도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폭력 강도가 더 심해지고, 피해는 더 짙어지고 있다. 
올해 1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 295만 명 중에서 9천 3백명이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했고, 2만 6천9백명은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보복이 두려워서 조사에 응하지 않은 학생도 적지 않으리라고 추정한다.
문제는 학교폭력이 학교 장면을 넘어 온라인에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 가상공간을 뜻하는 ‘사이버’와 집단따돌림을 뜻하는 ‘불링’을 합해서 생겨난 신조어.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이라 불리는 학교폭력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사이버 학교폭력 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학교폭력 피해 유형 중에서 전년 대비 사이버 학교폭력 증가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언어폭력은 2019년 35.6%에서 2020년 33.6%로 2% 감소했고, 집단따돌림은 2019년 23.2%에서 2020년 26%로 2.8% 증가했다. 사이버 학교폭력은 2019년 8.9%에서 2020년 12.3%로 1년 사이 3.4%나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줄어들면서 학교 장면에서 일어나던 언어폭력, 스토킹(8.7%→6.7%), 신체폭력(8.6%→7.9%), 금품 갈취(6.3%→5.4%), 강요(4.9%→4.4%), 성폭력(3.9%→3.7%) 등의 물리적인 폭력은 줄었지만, 온라인에서 새로운 폭력 형태가 많이 나타났다.  사이버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폭력에 노출된다. 흔히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와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인터넷 카페 등)에서 사이버 학교폭력이 이뤄진다. 피해 학생을 단체채팅방에 초대해서 비하하는 발언이나 욕설 등을 게시하기도 하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서 올리기도 한다. ‘떼카(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피해자를 초대한 다음 단체로 욕설과 비난을 하는 행위)’, ‘방폭(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피해자를 초대한 다음 한꺼번에 나가버려 피해자만 남겨놓는 행위)’, ‘카톡감옥(욕설을 참지 못한 학생이 단체채팅방을 나가면 끊임없이 초대해서 괴롭히는 행위)’, ‘와이파이 셔틀(스마트폰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서 피해자의 데이터를 빼앗아 금전적 손해를 입히는 행위)’, ‘기프티콘 셔틀(피해자에게 억지로 기프티콘을 선물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안티 카페(피해자를 비방하기 위한 카페를 만들어서 험담하는 행위)’ 등이 모두 사이버 학교폭력의 예다. 
우리나라 청소년 중에서 사이버 학교폭력으로 인해 ‘청소년 모바일센터’에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최근 4년 사이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사이버 학교폭력의 피해가 상당한데도 아직도 많은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 경험이 쌓일수록 청소년들은 폭력에 더욱 무감각해진다. ‘청소년 사이버폭력의 유형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폭력 가해자 중에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이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초등학생은 27%, 중학생은 39.9%, 고등학생은 49.5%가 잘못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에 반해 24시간 쉬지 않고 온라인에서 피해에 노출되는 피해 학생은 우울증, 대인기피증, 학습장애 등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는다. 스마트폰 알림이 울리면 맥박이 빨라지거나 숨이 거칠어지는 등 신체적인 증상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교회와 어른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적극적인 도움 필요
 
학교폭력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교회와 어른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푸른나무재단에서 발표한 ‘2021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피해자 학생이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사회적 대응 시스템이 너무 약하다. 학교폭력 피해 이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학생이 18.8%나 됐다. 학교폭력 가해 이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은 21.5%를 차지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도움받지 못하고, 잘못해도 혼나지 않은 학생 비율이 너무 높다. 
기자가 학교폭력의 피해, 가해 경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와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이었다. 새 학기 자기소개 시간에 기자가 직접 친구들에게 1형 당뇨 환자인 것을 밝히고 1형 당뇨를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해주셨던 국어선생님이 계셨다. 그 시간 이후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남은 중학교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잘 씻지 못해서 따돌림당하던 친구를 눈여겨보던 담임선생님이 기자와 몇 명 친구를 따로 불러 그 친구를 부탁하셨다. 그 친구의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고, 우리의 잘못을 따끔하게 혼내셨다. 그 친구를 도울 방법을 일러주셨다. 그날 이후 그 친구에게 기자를 포함한 몇 명의 친구들이 생겼다.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인간관계를 배우고,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곳이다. 학창시절은 사회인으로서 꼭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그래서 학교를 작은 사회라고 부른다. 아이들의 작은 사회가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고 살아가는 교회와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이 꼭 필요하다.

 작성자   홍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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