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탈북민을 위한 아주 특별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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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을 위한 아주 특별한 결혼식

 2019-10-06      제19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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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만 그리던 바로 그날…
탈북민을 위한 아주 특별한 결혼식
 
살면서 결혼식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 또 있을까? 지난 9월 28일(토) 수원과 남양주 온누리교회에서 그 행복하고 즐거운 결혼식보다 더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탈북민 다섯 가정이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가 된지 21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가정도 있었고, 아내에게 웨딩드레스한번 못 입혀 준 게 너무 미안했던 남편이 한을 풀기도 했다. 이 결혼식이 무엇보다 특별했던 이유는 신랑신부가 두 손을 꼭 잡고 “하나님의 가정이 되겠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 김영선 기자, 홍하영 기자
 
수원 온누리교회가 멋진 결혼식장으로 탈바꿈했다. 교회 로비에 진열된 웨딩사진이 하객들을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랑들은 멋진 턱시도를, 신부들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 신랑신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누가 봐도 세상에 둘로 없는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꿈속에서만 그리던 결혼식인데 오죽 좋을까? 이 아름다운 결혼식은 돕는 손길들 덕분에 더 특별하고 감동적이었다.
수원 온누리교회 북한선교팀과 하나님의가정훈련학교팀은 교회를 아주 멋진 결혼식장으로 꾸몄다. 수원 온누리교회 성도들은 이날의 주인공인 탈북민 신랑신부들의 가족이자 친지가 되어 누구보다 뜨겁게 축하했다.
 
수원 온누리교회
탈북민 합동결혼식 개최
 
송믿음(가명), 유은혜(가명) 부부는 부부가 된지 21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부부는 중국에서 만나 살림을 차렸다. 한국에 온지는 15년이 지났는데 한국생활을 시작할 무렵부터 수원 온누리교회 북한선교팀과 만남을 이어갔다. 특히 장일선 권사와 유은혜 자매는 딸과 엄마처럼 각별하게 지냈다.
유은혜 자매는 수원 온누리교회에서 탈북민들을 위한 결혼식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드레스를 고르고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을 하는 순간순간이 정말 꿈만 같았다. 송믿음 형제도 마찬가지다 결혼식 당일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구름 위를 걷는 것만 같다”고 했다. 21년 동안 내색한번 하지 않고 결혼식을 기다려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여보, 21년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오늘 드레스를 입은 당신을 보니까 너무 예쁘고 기쁩니다.”
정일선 권사는 이날 결혼식에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참석했다. 유은혜 자매의 어머니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한 가정이 하나님 안에서 새 출발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몰라요. 은혜에게 믿음을 심어주려고 정말 애썼는데 곧 열매가 맺힐 것 같아요. 은혜와 일대일 제자양육을 하기로 했거든요. 은혜야! 하나님 믿고 의지하는 부부가 되렴!”
백바울(가명), 진화영(가명) 부부는 딸이 셋이나 있다. 한국에 온지 6년이 지났는데 한국 생활에 적응하랴 자식 키우랴 결혼식은 엄두도 못 냈다. 그저 아이들이 바르게 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백바울 형제는 아내에게 드레스 한번 못 입혀준 게 정말 미안했는데 비로소 한을 풀었다.  
“여보 애들 키우느라 너무 고생 많았어요. 앞으로도 행복하고 화목하게 삽시다. 사랑해요.”
박진(가명), 이수진(가명) 부부는 올해 1월 한국에 온 파릇파릇한(?) 탈북민이다. 하나원을 나와 4월부터 한국 생활을 시작했는데 말만 통할 뿐이지 아는 게 없어서 정말 답답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눈가가 촉촉해졌다. 박진 형제에게는 꿈이 있었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다. 그 꿈이 바로 오늘 이루어졌다. 
“북한에서는 사람답게 사는 게 불가능해서 한국에 왔어요. 그런데 말만 통할 뿐이지 모든 게 새로워서 당황을 많이 했어요. 수원 온누리교회 성도님들이 그동안 참 많이 도와주셨어요.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봐도 남부럽지 않게 좋은 가정 만들고 살고 싶어요.”
탈북민 협동결혼식은 이기훈 목사(사회선교본부장)가 인도했다. 이기훈 목사는 “떠돌이처럼 거처를 옮기면서 부부와 부모 역할 하기 정말 힘들었을 텐데 이제는 하나님 안에서 성령 충만한 가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복했다.
이번 탈북민 합동결혼식은 지난해 추석 개최한 탈북민 수련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준비하게 됐다. 한복을 입고 뛸 듯이 기뻐하던 탈북민들을 보고 결혼식을 열어주기로 한 것. 수원 온누리교회 북한사역팀은 이번 합동결혼식을 계기로 탈북민들을 위한 가정사역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남양주 하나예배의 소망
‘탈북민 커플들을 위한 결혼식’
 
남양주 온누리교회에서도 탈북민을 위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행복한 하나예배(이하 하나예배)’에서 탈북민 커플을 위한 결혼식을 열어줬다. 그 주인공은 정요셉(가명), 강한나(가명) 부부다.
강한나 자매는 4년 전 한국에 왔다. 정착도우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임순이 집사(행복한 하나예배)와 그때 만났다. 임순이 집사의 전도로 남양주 온누리교회 하나예배를 드리게 됐다. 강한나 자매는 임순이 집사와 하나예배의 도움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할 즈음 남편 정요셉 형제가 한국에 왔다. 같은 고향 사람이었던 두 사람은 탈북민 모임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북한에 남은 서로의 가족들을 도울 만큼 깊은 관계가 됐다. 둘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싶었던 강한나 자매는 정요셉 형제를 하나예배로 초대했다. 하나님 안에서 함께 신앙을 키우며 가정을 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님 안에서 사랑을 키워나가던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했다. 
지난 9월 28일. 두 사람의 부모는 분명 북한에 있는데 혼주석이 채워져 있었다. 신부의 어머니 자리에는 임순이 집사가 앉았다. “꼭 앉아 달라”는 강한나 자매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강한나 자매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관계를 맺은 두 사람은 남들이 보면 엄마와 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 임순이 집사는 강한나 자매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준 것은 물론이고, 명절에도 함께 시간을 보낼 정도로 가까이 지냈다. 맛있는 반찬거리가 생기면 꼭 따로 챙겨주곤 했다. 임순이 집사의 사랑 덕분에 강한나 자매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순이 집사에게도 강한나 자매의 존재는 큰 위로가 됐다. 몇 해 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강한나 자매를 만나면서 조금씩 치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순이 자매는 그 누구보다 이들 부부의 결혼식을 축하했다.
“하나님이 아들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시려고 한나를 제게 보내주신 것 같아요. 한나는 가슴으로 낳은 내 딸이에요. 한나가 좋은 짝을 만나 하나님 안에서 가정을 이룬 게 참 감사해요.  앞으로도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기를 소망합니다.”
신부의 손을 신랑에게 넘겨준 사람은 오현정 집사(하나예배 팀장)다. 오현정 집사는 하나예배 탈북민들 사이에서 ‘아빠’라고 불린다. 그 정도로 탈북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신랑 혼주석에는 하나예배 담당 장로 임현태 장로와 이화영 권사 부부가 앉았다. 탈북민을 위한 일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설 정도로 탈북민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부부다. 정요셉 형제와 강한나 부부의 결혼식을 내 자녀의 결혼식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고 했다.
“요셉과 한나의 결혼은 하나예배에 정말 큰 기쁨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가정을 꾸려나갈 부부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이 큰 은혜로 이 가정을 돌보시고 함께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정요셉 형제와 강한나 자매가 큰 사랑과 헌신을 베풀어준 하나예배에 감사인사를 했다.
“온누리교회 성도님들의 헌신을 보면서 ‘하나님이 세우신 공동체가 바로 이런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베풀어주신 사랑에 보답하면서 열심히 사랑하고, 다른 이웃들에게 사랑을 흘려보내는 부부가 되겠습니다.”
하나예배는 모든 탈북민 커플들이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가정을 꾸려나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온누리교회 성도님들이 탈북민 커플들의 결혼식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가정을 세워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작성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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