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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 - 교육] 현대사회에서 기독교 교육의 길을 묻다

 2024-03-23      제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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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세계관으로 살아가기 - 교육
 
현대사회에서 기독교 교육의 길을 묻다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교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 왔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비춰 볼 때도 기독교는 진로 결정과 교육 경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평생의 업이 되고, 미래 방향이 될 수 있는 전공을 결정하는 고3 시절이었다. 담임선생님이 내 부모님이 기독교인임을 아시고 사회사업학과(현재 사회복지학과) 진학을 권하셨다. 여러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전공인데 교회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것이고, 적극적인 성격이 필요한 분야라는 설명을 듣고 그 전공을 선택했다. 
내 첫 직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복지기관인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었다.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은 1921년 설립되었는데, 당시 남감리회 여선교회가 모아 준 헌금으로 종로에 있는 순화궁을 사들여 개조했다. 그리고 여성을 위한 교육, 선교, 사회사업을 했다. 가정으로부터 버림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교육 그리고 위생과 영양 상태가 나빴던 어린이들의 건강한 양육 등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며 근대 한국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초기 관장들은 벽안(碧眼)의 선교사들로 우리나라의 교육, 사회복지, 보건의료 영역에서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들이었다. 
기독교가 교육을 통해 사회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지식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믿음은 성경적 지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성경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읽고, 해석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믿음을 위한 기초가 되어왔다. 성경에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들은 매우 높은 영성을 가진 동시에 뛰어난 지성을 겸비한 사람들이었다. 이집트의 문물을 배운 요셉, 왕자 신분으로 훌륭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모세, 포로의 신분으로 바벨론에 끌려갔지만, 왕궁의 교육을 받으며 대제국의 총리를 담당했던 다니엘은 기독교 가정에서 자녀의 모델이 되기를 희망하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그동안 기독교 교육이 교육의 정의적(affective)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냈다고 생각한다. 교육학자인 크래쓰웰(Krathwohl)은 교육의 정의적 영역을 설명하면서 내면화의 원리를 따라 교육이 이뤄지는 다섯 단계를 설명했다. 이것은 인간의 가치와 태도를 형성하는 것과 관련 있다. 말씀을 듣고 집중하는 수용단계, 말씀을 들으며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반응단계, 몸이 아프고 바쁜 일이 있어도 예배를 우선하는 가치화 단계, 일상의 다차원적 영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적용 및 통합하는 조직화 단계를 거쳐 성경적 사고와 반응이 일관되게 내면화되어 성격을 이루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주일학교 교육, 기독교 가정 교육, 성인을 위한 예배와 소모임 등이 모두 이 원리를 실현해 왔다. 
가르쳐줄 선생님도, 학교도, 교재도 부족해서 기독교 선교단체와 교회의 지원 없이는 사회가 계몽될 수 없었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지식인들이 만든 전달력 좋은 유튜브 채널이 얕고 넓은 지식에서부터 깊고 심오한 지식까지 전달해주는 시대가 왔다. Chat GPT를 위시한 첨단 인공지능이 단 몇 초 만에 필요한 정보를 유려한 문장으로 요약, 정리, 분석까지 해주는 작금의 상황에서 기독교 교육이 세상의 변화,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 문제와 관련하여 성경적 해답을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 대응이 되어 있을까?
미국의 사회적 이슈와 대중의 인식, 인구사회적 변화를 조사하는 명망 있는 비영리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동일한 연구를 세 번의 시간대에 나눠 수행한 결과를 소개했다. 과학자 1천 명에게 신(기독교의 하나님 또는 초월적 존재)을 믿는지를 1914년, 1996년, 2009년에 각각 조사했다. 1914년 첫 조사가 시작된 후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첫 번째 조사보다 신을 믿는다는 응답률이 낮아질 거로 전망했다. 그런데 세 번의 시간대 모두에서 믿는다는 응답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유사한 비율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의 발전 자체가 지성인들이 초월적 존재를 믿는 여부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믿는다는 응답이 과학자들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초월적 존재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 유의미하게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변화, 세계정세의 변화,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에는 가치의 혼란이 동반된다. 사람들은 과거에 했던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묻고, 다양한 딜레마 속에서 그에 대한 기독교의 답을 요구할 것이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정의적 차원에서의 기독교 교육이 더욱 발전해야겠지만, 인지적 차원에서 통합적 사고를 동원해 유연하면서도 성경의 본질을 설명하는 사고력을 기르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분명 성령의 감동하심과 깨닫게 하심 없이 인지적 요소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성경에 대한 지식, 세상의 원리를 성경적으로 이해하는 지식이 분명 영적 깨달음의 도약대로서 기능한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과학자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 사유의 방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교회 공동체와 기독교 인재들이 다양한 지식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우리 스스로 성찰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 정상원 집사(온누리세계관학교, 강남C공동체)
 

 작성자   김다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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