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하나님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신다
2. 행복한 우리집
고봉익 성정은, 이단열 김정아 성도의 행복한 우리집
“엄마하고 나하고 뽀뽀하면은 아빠도 나하고 뽀뽀하쟤요
엄마하고 나하고 뽀뽀뽀뽀뽀 아빠도 나하고 뽀뽀뽀뽀뽀
일곱빛깔무지개 만들어가는 우리집은 다정한 비둘기 가족
사랑의 웃음꽃이 호호하하하 행복을 만들어가요~♪”
동요 ‘행복한 우리집’의 가사다. 가사만 들어도 저절로 행복해진다. 여기, 이 동요처럼 행복한 가족이 있다. 주인공은 고봉익, 성정은 성도네(분당B공동체)와 이단열, 김정아 성도네(한강공동체)다. 고봉익, 성정은 성도네는 자녀가 세 명이다. 늦게 얻은 막내딸로 인해 요즘 날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고 있다. 이단열, 김정아 성도네는 아들만 둘이다. 두 아들이 뛰어노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두 가족에게 공통점이 있다. 입양가족이라는 점이다. 고봉익, 성정은 부부는 막내(셋째)를 입양했고, 이단열, 김정아 부부는 두 아들을 모두 입양했다.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내 새끼
<고봉익, 성정은 성도 가정>
성정은 성도는 어릴 때부터 입양을 생각했다. 교회 유치부 교사로 섬기며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을 보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꼭 손을 내밀어야지’라고 생각했다. 남편 고봉익 성도와 교제할 때도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확고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상황이 달라졌다.
“막상 결혼하고, 육아하고, 일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입양을 까맣게 잊게 되더라고요.”
성정은 성도가 다시 입양을 생각하게 된 것은 지난 2017년이었다.
“우연히 미혼모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됐습니다. 한 미혼모가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고민하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기도제목으로 나눠줬는데, 그분을 위해 기도하다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입양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때부터 남편과 셋째 입양을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셋째를 입양해야겠다는 마음을 확고하게 먹고 기도를 시작했는데도 불안과 부담을 아예 지울 수는 없었다.
“우리 부부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고민되고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기도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우리 부부를 깨우쳐주시더라고요. 입양은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라는 것과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아이의 부모가 되어주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잘해주는 부모, 좋은 부모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아이를 믿어주고, 함께 해주고, 사랑해주는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용기가 생겼습니다.”
기도와 더불어 입양 공부도 했다. 사회선교부 제이홈(입양가족네트워크)의 도움이 가장 컸다. 여러 책과 세미나, 영상 자료들을 보면서 입양 가족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배웠다. 두 자녀와 양가 부모님들께도 충분히 시간을 드리고 셋째 입양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과 두 아이가 입양을 잘 받아들여 줬습니다. 시부모님들은 처음에는 낯설어하셨는데 금방 받아주셨고, 친손자와 다름없이 예뻐해 주십니다. 첫째는 막냇동생을 누구보다 예뻐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엄마의 사랑을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어려워했는데 지금은 동생을 사랑하고 돌봐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거리낌 없이 대하고 있고요.”
성정은 성도는 지금도 막내 하린이를 처음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빨리 품에 안고 싶어서 손을 내밀었는데 아이가 낯설어하면서 위탁모한테 숨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입양했으면 좋았을 걸,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낯설어하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더 이상 이 아이에게 헤어짐이 없도록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습니다’라는 기도와 다짐을 했습니다.”
하린이는 새 가족에게 잘 적응했다. 아니, 원래 가족이었던 것처럼 정말 잘 자라고 있다.
“한 번 더 안아주고, 눈 맞춰주고, 뽀뽀해주고, 손잡아주는 사소한 스킨십만으로도 아이의 표정이 달라지더라고요. 뒤늦게 막내를 키우려니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하린이를 먹이고, 안고, 재우고, 씻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우리 딸이 되었습니다. 역시 아이는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라야 합니다. 내 배 아파서 낳았든, 가슴으로 낳았든 하린이는 목숨과도 같은 소중한 내 새끼입니다.”
성정은 성도가 조심스레 정인이 사건을 꺼내며 눈물을 쏟아냈다.
“정인이의 모습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안타까웠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서 입양 가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이 생겨났습니다. 입양의 문이 원래도 좁았는데, 그 사건 이후 더 좁아져 버렸습니다. 그 좁은 문을 들어갈 수 있는 이들은 교회와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양을 생각하는 가정이 있다면 편견과 불안을 버리고 용기를 내십시오. 고아를 돌보는 것은 크리스천의 사명입니다.”
안 먹어도 배부른 진짜 행복
<이단열, 김정아 성도 가정>
이단열, 김정아 성도네는 개구쟁이 아들 둘 키우느라 체력이 달리고 힘이 든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1년 동안의 육아가 정말 힘들었다. 마음대로 외출도 못하고, 삼촌도, 할머니도 못 만났다. 하지만 두 아들로 인해 너무 행복하다. 더 일찍 입양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다.
국내 입양의 70%가 여아 입양인 현실에서 이단열, 김정아 성도의 남아 입양은 흔한 일이 아니다. 남자 아이를 입양한 이유가 있을까?
“딱히 성별을 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건강하고 예쁜 아이를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입양 교육에서 만난 입양 선배 부모님께서 건강하고 예쁜 남자아이들이 부모를 찾지 못해서 해외로 입양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희 부부는 남자아이에게 마음이 더 끌렸습니다.”
그렇게 첫째 남자아이를 입양했다. 너무 좋았다. 그래서 둘째 아이도 남자아이를 입양했다. 입양한 아이가 벌써 5살, 3살이다.
“입양한 아이를 내 자식처럼 똑같이 사랑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키워보니까 차이가 전혀 없더라고요. 가족이 뭐겠어요?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사소한 일상을 함께 하고,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만드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혈연관계가 가족을 구성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이단열, 김정아 부부는 두 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로 행복하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변화라는 것을 아이들을 입양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가 우리 가정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꽉 찬 느낌이 듭니다.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정도로 정말 행복합니다.”
김정아 성도에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예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고민이다.
“입양 관련 인터뷰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고, 서서히 가정 밖 사회에 발을 내디딜 나이가 되니까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아이 친구들이나 부모님 중에서 분명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입양 가족들이 많을 것입니다.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극복하고, 하나님이 보내주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모든 입양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문의: 사회선교부 02-3215-3434, 3436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