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기독교가 아니었다면 한글보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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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아니었다면 한글보급도 없었다!

 2018-10-07      제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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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글과 기독교

 

교회와 함께 한글 깨우치고 계몽운동과 민족운동까지   

 

오는 10월 9일은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72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세종 28년 반포된 한글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있다. 세계적인 언어학 석학들은 한글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알파벳”이라며 극찬한다.
사실 한글의 우수성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한글과 기독교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적다. 조선에서 잊혀진 한글을 다시 세상으로 꺼내 보급한 주체가 기독교다. 조선인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계몽운동과 민족운동까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또한 기독교다.
/ 이소정 기자 s2868@onnuri.org

 



board image▶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모든 사람이 자신의 뜻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것이 바로 1446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한 이유다. 훈민정음은 말 그대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다. 세종대왕은 누구나 문자를 쉽게 익혀 편안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한글을 창제했다. 그런데 백성들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당시 기득권층이었던 사대부들이 훈민정음이 반포하는 것을 목숨 걸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자를 사용하는 중국과의 유대관계가 깨질 것을 염려했고, 한자에 대한 지식수준으로 계급을 나누던 시대에 피지배계층이 문자를 사용하는 것을 위협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한글은 피지배계층들이나 쓰는 ‘언문(諺文, 한글을 속되게 이르는 말)’으로 천시되었고 무려 450년 동안이나 역사 속에 묻혔다. 그 한글이 기독교를 만나면서부터 다시 빛을 발하게 됐다.

 

“종교적 은총뿐 아니라
민족혼의 세례도 받았다”

 

잊혔던 한글이 천민들의 문자에서 나랏말이 되기까지 한글성경 번역과 출판이 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만 해도 조선인들에게 한글은 큰 의미도, 인기도 없었다. 지식인들은 한문을 애용했고, 한글을 사용할 기회가 없는 서민들은 한글을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한 시대에 1832년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고, 1877년 로스 선교사와 서상륜, 이응찬, 백홍준 등이 한글 성서 번역에 착수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882년 최초의 한글 성서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예수셩교요안니복음젼셔>가 로스 목사와 이응찬을 비롯한 조선인들에 의해 만주에서 출간됐다. 1885년 <신약마가젼복음셔언해>가 이수정에 의해 일본에서, 최초의 신약성서인 <예수셩교젼셔>가 만주에서 출간됐다. 만주와 일본에서 번역 및 출판된 한글 성경은 토착 전도인들에 의해 국내로 반입 및 반포되었다. 성경을 읽은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구주로 받아들였다.
한글은 문서사역 최고의 도구로 활약했다. 성경과 <텬로력뎡>와 같은 기독교 문서, <죠션크리스도인회보>와 같은 신문들이 한글로 발행되었다. 또한 선교사들이 소학, 중학, 대학 같은 교회학교나 개인 및 가족별로 성경을 가르치면서 꼭 한글을 함께 가르쳤다. 교회 성도수가 증가할수록 한글을 아는 사람도 증가했다. 기독교가 한글보급에 앞장선 것이다. 1912년 한글학자 최현배는 서울에서 거행된 성서회관 봉헌식 기념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자, 맹자의 유교에 젖은 사람들이 한글을 언문이라 하여 멸시천대하고 있을 적에 기독교는 한글만으로 된 성경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 교리가 전파하는 곳에는 반드시 한글이 전파되며, 한글이 전파되는 곳에 그 교리가 전파되어 서로 인과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로소 어리석은 백성이 쓰기 편하게 하고자 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뜻이 실현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기독교와 함께 한글이 보급되면서 수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가장 큰 혜택을 본 계층은 여성이었다. 당시 여성은 남성의 통제와 관리를 받아야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꿈조차 꿀 수 없었다. 선교사들은 조선의 여성들에게 한글부터 가르쳤다. 한글을 깨우친 여성들은 성경을 읽으면서 복음을 받아들였고, 억눌렸던 자의식도 개발되었다. 선교부와 교회에서 운영하는 여학교들이 설립되면서 여성들의 문맹률이 급격히 낮아졌고,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주도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이는 사회관습의 억눌림으로부터의 자유요, 해방이었다.
한글과 복음전파는 애국심도 일깨웠다. 1911년 신·구약 한글판 <성경전서>가 인쇄되어 나온 그 해 일본의 식민통치가 시작됐다. 일본어가 관공서는 물론 학교에서도 공적 언어가 되었다. 기독교를 만나 비로소 빛을 본 한글이 다시 멸절의 위기를 맞았다. 그때 한글을 지키고 수호하는데 앞장선 이들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들은 민족혼마저 깨웠다. 1919년 3.1 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는데 그 주축이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와 교회였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글학자 최현배는 다음과 같이 간증했다. 
“학교에서 우리의 말글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교사나 학생이 주일날 예배당에서는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듣고 찬송가를 힘차게 부름으로 말미암아 종교적 은총뿐 아니라 민족혼의 세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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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한글 성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

 


board image▶ 한글 신문 <죠션크리스도인회보>

 

소중한 한글 올바르게 사용하기

 

이토록 소중한 한글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만 15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언어생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 39%가 “주변 사람들이 외국어나 외래어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대화  중에 외국어와 외래어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느냐는 질문에 61.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가 실시한 ‘중고생 외국어, 외래어 사용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생 10명 중 9명이 외국어와 외래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생 47%가 평소 외국어와 외래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고, 조금 사용한다는 비율은 4%에 불과했다. 외국어와 외래어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로 ‘습관성’이 66%로 가장 많았고, ‘대체할 우리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24%, ‘세련돼 보여서’ 6% 순이었다. 한글보다 외국어와 외래어를 더 많이 접하는 때는 언제인지 물었더니 중고생 43%가 ‘노래 가사 속’이라고 응답했다. ‘아이돌 그룹명/연예인 가명(22%)’, ‘방송 프로그램(19%)’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가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잘못된 일본식, 영어식 한글 표현을 바로잡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식 단어인 ‘곤색’을 진남색(감청색)으로, ‘다대기’를 다진 양념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간지난다’, ‘미싱’, ‘무대뽀’도 일본식 단어다. 각각 맵시 있다, 재봉틀, 무턱대고(막무가내)라고 바꿔 쓸 수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기업 경영이 재벌에 의해 좌지우지 되다(by)’를 ‘재벌이 기업 경영을 좌지우지 하다’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병원이 도시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be located in)’도 번역하면서 생긴 표현이므로 ‘병원이 도시 중심지에 있다’고 간략하게 바꿔 쓰면 좋다.
자주 쓰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꿔서 써보는 것도 좋다. ‘바캉스(vacance)’는 휴가 혹은 피서라고 쓰면 어떨까? 이발할 때 쓰는 ‘바리깡’은 순수 프랑스어이다. 이발기로 순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 우유를 넣은 커피라는 의미를 가진 ‘카페오레’는 프랑스어이다. ‘까페라떼’가 이탈리식 커피라면 카페오레는 프랑스식 커피다. 우리말 우유커피로 쓸 수 있다.

 

<잘못된 일본식 한글 표현>

 

곤색 → 진남색, 감청색
다대기 → 다진 양념
간지난다 → 맵시 있다
다마 → 구슬
미싱 → 재봉틀
무대뽀 → 무턱대고, 막무가내

 

<잘못된 영어식 한글 표현>

 

~했었다(대과거 시제) → ~했다
~함께 ~했다(with) → ~하면서
~의해 ~되다(by) → ~가 ~하다
~에 위치하다(be located in) → ~에 있다

 

 작성자   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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