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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씀 해설]“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옵소서”(합 3:2)
맛있는 말씀 해설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옵소서”(합 3:2)
‘부흥(復興)’의 사전적 의미는 “쇠퇴하였던 것이 다시 일어남, 다시 활발히 일어나다”는 뜻이다. 우리는 심령의 부흥, 가정과 교회와 나라의 부흥을 사모한다. 부흥을 주제로 한 찬양을 즐겨 부르고, 간절히 기도한다. ‘부흥(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이라는 제목의 찬양이 있다. 이 찬양은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주여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케 하시옵소서.”
이 내레이션은 구약성경 하박국 3장 2절 말씀을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말씀에 나오는 ‘부흥’의 의미가 우리가 생각하는 부흥의 개념일까?
하박국서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멸망하고, 남왕국 유다도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BC 612~605년이 배경이다. 당시 남유다는 종교적, 도덕적 부패가 극에 달했고, 온갖 불의가 판치며, 하나님의 공의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의인이 애매하게 고난받고, 악인이 번영하는 모순된 현실이었다. 하박국은 이 모순된 현실에 대하여 하나님과 두 차례 질문을 주고받는다. 하나님은 하박국 선지자의 질문에 “남유다는 바벨론 제국을 통해 심판하실 것이며, 심판의 도구로 사용된 바벨론의 악함 때문에 그 역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이 언젠가 모든 불의한 자를 심판하시고, 믿음으로 사는 의로운 자들은 구원하실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그리고 찬양한다.
“여호와여 주는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옵소서”라는 말씀은 하박국 선지자의 간절한 기도문이다. 여기서 ‘주의 일’은 심판의 역사를 말한다. 선민(選民)일지라도 남유다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통해서 심판하신다는 의미다. 바벨론 조차 그들의 포악함과 강퍅함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남유다와 바벨론 모두를 심판하는 일이 바로 주의 일이다.
‘부흥하게 하옵소서’는 그 일을 즉시 행해 달라는 의미다. 하박국 3장 2절 말씀을 표준새번역에서는 “주의 일을 우리 시대에도 새롭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말성경에서는 “오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을 이 시대에 다시 새롭게 하셔서 이 시대에 알려지게 하소서”라고 번역했다. 결론적으로 하박국 3장 2절 말씀에 나타난 ‘부흥’의 의미는 단순하게 모든 일이 잘되고, 다시 살아나고 회복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철저한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고, 그 이후 하나님의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뜻이다.
하박국 선지자가 이 말씀에서 부흥을 “주의 일을 이 수년 내에 부흥하게 하옵소서, 이 수년 내에 나타내시옵소서,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라고 기도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하나님이 짧은 시간 안에 심판의 행위를 이루어 달라는 의미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심판의 행위가 너무 고통스러울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하여 고통당할 때 긍휼을 베풀어 주셔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속히 깨닫고 돌아와 회복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하박국 3장 2절의 ‘부흥’의 진정한 의미는 하나님의 심판을 속히 이루어달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이루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깨닫고 회개하는 심령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말씀을 문자적인 ‘부흥’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해석하기에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 오은규 목사(성동광진공동체)
2022-06-18
제139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