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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신문 - [캠퍼스] 덕분에 함박웃음 짓는 사람들

[캠퍼스] 덕분에 함박웃음 짓는 사람들

2023-12-02 제1469호

덕분에 함박웃음 짓는 사람들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 ‘함박웃음’ 사역
 
잃었던 웃음을 찾아주는 사역이 있다.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가 섬기는 ‘함박웃음’ 사역이다. 함박웃음 사역에서는 인천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언어 문제와 생활 여건의 어려움 등으로 이웃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된 고려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역이다. 
/ 김다애 기자 daa2@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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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들은 160년 전 연해주로 이주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아무것도 없는 그 낯선 곳에서 새로 삶의 터전을 닦은 눈물겨운 사람들이다. 당시 소련에 거주 중인 고려인들이 증가하자 그들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지로 강제 이주시켰다. 소련에서 생활하던 고려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짐보따리 하나 들고 떠나야만 했다. 그것도 아무런 대책과 대안도 없이 허허벌판에 버려졌다. 고려인들은 그곳에 새로 보금자리를 만들고, 터전을 닦으며, 강인하게 버텨냈다. 소련이 붕괴되면서 다시 한번 기반을 잃은 고려인들이 조국 땅을 찾기 시작해 정착을 위한 이주가 계속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고려인이 8~9만 명 정도다. 그들은 1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의 문화를 잘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말을 잊어버렸다. 당시 소련에서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 부정적인 영향력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고려인들에게 언어의 장벽이 정말 높다. 게다가 고려인 가족 대부분 맞벌이를 해서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인천시 연수1동에 있는 함박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고려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인근 초등학교 재학생 절반 이상이 고려인이라 러시아어 수업을 병행하고 있을 정도다.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 살다 보니까 러시아어로 대화하는 게 더 편하고, 자연스럽다. 한국에서 오래 살았어도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다. 고려인 아이들은 한국어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그 영향으로 고려인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하고, 자꾸만 소외되는 일도 잦다. 한국 아이들은 함박마을에서 다른 곳으로 하나둘 이사를 가고, 그 빈 자리를 또 다른 고려인이 채우고 있다.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가 함박웃음 사역을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것이다. 고려인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서 함박웃음을 선물하는 게 목적이다. 
 
함박마을 사람들과 북누리공동체
 
함박웃음 사역에서는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수업과 학교 수업에 대한 보충 수업을 해준다. 사역의 이름은 고려인들이 거주하는 함박마을의 이름을 따서 ‘함박웃음’이라고 지었다. 고려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면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날마다 함박웃음 짓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뿍 담았다. 
함박웃음 사역의 역사는 이렇다.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가 이웃들의 필요를 찾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함박마을 사람들을 만났다. 고려인들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공동체 지체들과 나누고 곧바로 사역을 시작했다. 재정적인 문제, 장소를 구하지 못하는 문제 등이 있었는데, 북누리공동체 리더십의 헌신으로 장소를 구하고, 북누리공동체 지체들이 교재, 교구, 가전제품 등을 후원하면서 모두 한마음으로 사역에 동참했다. 다문화선교팀에서 섬기는 장로님이 함박마을의 고려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 큰 도전을 받았다.
함박웃음 사역 장소를 찾으려고 여러 곳을 다녔는데, 마침 1층에 새 단장을 마친 집이 있었다. 주변에 고려인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두 군데나 있어서 고려인 아이들을 섬기기에 알맞은 장소였다. 여기에 얼마 전 러시아 선교사님이 한국에 들어오셔서 함박웃음 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나님이 함박웃음 사역을 이끌고 계신다는 것을 강력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절실함과 성도들의 관심 그리고 사랑
 
함박웃음 사역은 지난 9월 20일(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려인 참가자 모집 공고를 낸지 이틀 만에 100명 이상이 신청했다. 고려인들에게 함박웃음 사역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관심 있는 성도들도 많았다. 교사로 섬길 봉사자를 모집했는데 북누리공동체 뿐 아니라 타공동체에서도 동참해서 성도 50여 명이 지원했다. 지금은 평일에 사역이 가능한 성도 28명이 교사로 섬기고 있다. 공동체 리더십이 돌아가면서 당번제로 나와 고려인 아이들을 돌보고 섬겼다. 함박웃음 사역에서는 고려인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에게도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있다. 오전에는 엄마들반, 오후에는 아이들반, 저녁에는 아빠들반을 운영하고 있다. 
최유진 교사(인천온누리교회 남누리공동체)는 “고려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역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해서 기쁜 마음으로 섬기고 있다”면서 “순수하고, 예쁜 고려인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제 삶의 활력을 되찾고, 보람도 크다”고 고백했다.
이아델 학생(9세)은 “함박웃음에 와서 공부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면서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우리나라 문화를 익히고, 여러 가지 작품활동을 하는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고려인 아이들을 인천온누리교회에 초대할 계획도 세웠다. 오는 12월 23일(토) 고려인 초청 잔치를 인천온누리교회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 지체들과 함께 공연 보고, 교제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려 한다. 
 
최종 목표는 복음 전파!
 
함박웃음 사역의 최종 목표는 복음 전파다. 한국 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려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일을 넘어서 복음을 전파하는 게 함박웃음의 비전이다. 고려인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성도들 덕분에 함박웃음 사역이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고려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한국인들과 어울려 살고 싶은 마음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언어와 생활 여건 등의 어려움 등으로 고려인들이 자꾸만 고립되고 있다. 함박웃음 사역이 비상해야 할 이유다. 고려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나라에서 함께 어울려 살도록 그 힘을 제공해야 한다. 
인천온누리교회 성도들은 함박웃음 사역을 평생 사역으로 여기며 섬기고 있다. 함박웃음 사역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인천온누리교회 성도들의 마음에는 벌써 감사와 기쁨이 가득하다. 고려인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고려인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덕분이다.
김종완 장로(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는 “함박웃음 사역을 시작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님이 인도해주셨다”면서 “우리가 기도하고 준비한 것보다 넘치도록 채워주시고, 함께 일하시는 하나님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다”고 간증했다.
세상은 알 수 없는 함박웃음 소리가 인천온누리교회 북누리공동체에 울려 퍼지고 있다. 조건도, 이유도 없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들을 섬기는 그들의 함박웃음이 “예수 믿으라”는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하다.
 
작성자 김다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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