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얼마 전 <온누리신문>에서 ‘ 1962년, 미국에 무슨 일이?’ 라는 제목의 칼럼을 읽었다. 그 글에서 1962년 공립학교에서 사용하는 짧은 기도문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내린 ‘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라는 판결이 미국 사회의 급속한 세속화라는 사회적 변화를 초래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 2026년, 대한민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얼마 전 한 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성교육 책자에 ‘ 성은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생식 기관 및 신체적 차이에 따라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문화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사회적 성이 있다’ , ‘ 성과 관련된 느낌과 생각은 성에 대한 지식, 자신의 가치와 신념, 욕구,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 ‘ 이러한 모든 요소를 포함해 성이라고 한다. 성을 구분하기보다는 성의 다양한 측면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와 같은 교육이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벌써 10년도 훨씬 넘은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분의 형상대로 창조하시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하나님께서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습니다”(창 1:27), “그러므로 남자가 자기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그 아내와 결합해 한 몸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창 2:24)라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우리 자녀들의 생각에 들어갈 틈을 아예 주지 않는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교육은 이제 이론을 넘어 점차 우리 사회에서 제도화되어 가고 있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2024년 7월 대법원은 ‘동성 동반자’ 에 대하여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 이성 배우자’ 에 준하여 건강보험법상 ‘ 피부양자’ 의 자격을 인정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사실상 동성 동반자를 배우자로 인정한 것으로 장차 동성혼 합법화의 문을 열어 주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차별금지, 성 다양성, 혐오, 증오
그 이면에 들어있는 의미
또 2026년에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부정하는 수많은 법이 홍수를 이루며 대한민국 국회에 발의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문화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이와 같은 법안들의 중심에는 항상 ‘ 차별금지’ , ‘ 성 다양성’ , ‘ 혐오’ , ‘ 증오’ 와 같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 차별금지’ 라는 용어 자체는 어떻게 보면 매우 긍정적인 표현이다. 차별을 하지 말고 평등하게 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들어있는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보고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법들이, 어떤 형태로 발의가 되고 있는지 현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특히 이런 법들이 단순히 교회나 종교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며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시민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또 적용 내용에 따라서 형사처벌은 물론 엄청난 손해배상 책임도 따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얼마 전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이른바 ‘ 포괄적 차별금지법’ 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제 온누리교회 성도라면 어느 정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 포괄적 차별금지법’ 이라는 법안은 2026년 처음 등장한 법이 아니다. 2007년부터 발의된 법안이며 20년째 거의 유사한 내용이지만 점점 더 차별금지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넓히고 차별금지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발의되고 있는 법이다.
한편, 이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이와 동시에 ‘ 차별금지’ 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실질적인 차별금지법을 각종 법률의 개정안 혹은 새로운 법의 제정이라는 형태로 국회에 발의되게 하고 있다(이런 입법 행태를 ‘ 쪼개기 차별금지법의 꼼수’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중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통신망법)’ 은 이미 국회를 통과해 2026년 7월 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법을 위반하면 엄청난 손해배상 책임에 형사처벌 규정까지 있어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 방송법’ 개정안은 ‘ 성 다양성’을 인정하고, ‘ 차별 및 혐오’ 의 개념을 무한정 확장한다. 종교계 방송사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거나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보도를 할 경우 이를 ‘ 성 다양성 존중’ , ‘ 차별 및 혐오 방지와 금지’ 라는 심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본다. 보도 제한은 물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각종 제재를 받게 되어 보도는 위축되고, 종교 방송의 기능을 잃어 궁극적으로 방송국의 존립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우리가 즐겨 보는 CGN도 종교 방송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또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도 ‘ 혐오’ 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위나 집회조차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할 경우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또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배우자에 ‘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자’ 를 포함해 동성 커플에게도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을 허용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 ‘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에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 중 ‘ 괴롭힘’ 규정을 추가해 유사한 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버렸다. 그 밖에도 ‘ 고용 영역의 차별금지법’ 이라고 부르는 ‘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 이라는 명칭의 법이 발의되었고, 비혼 동거 가족수당 지급을 명문화한 ‘ 생활동반자법’ 이라는 명칭의 법안도 발의되어 있다.
‘교회 해산법’이라고 불리는‘민법’개정안
이와 같은 차별금지 관련 법률 개정안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교회나 교단을 직접 겨냥한 치명적인 법안이 얼마 전 발의되었다. 이것이 바로 ‘ 교회 해산법’ 이라고 불리는 ‘ 민법’개정안이다. 일반 국민으로서는 민법을 개정하는데 교회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온누리교회는 ‘ 재단법인 온누리선교재단’ 이라는 법적인 단체가 운영하는 교회다. 법적인 단체인 ‘ 재단법인’ 에 관한 규정이 민법에 있고, 이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규정은 교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민법의 이 규정은 오랜 기간 별다른 개정 없이도 현장에서 규정이 잘 적용되어 오던 것이다. 현행 선거법에도 불법적인 정치 관여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민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는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이 시점에 굳이 민법을 개정하려는 것인지 그 의
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민법 개정안에는 압수수색 영장이 없이도 행정기관인 관할 감독관청이 의심을 하는 해당 교회의 장부를 볼 수 있도록 한 위헌적인 규정이 있다. 심지어 법을 위반하면 교회를 해산시키는 것은 물론 기존의 교회 재산을 전부 국고로 귀속시킨다는 있을 수 없는 초법적인 규정까지 들어가 있다.
사람을 죽인 살인자의 재산도 국가가 빼앗지 않는다. 그런데 정치적인 관여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로 재산을 전부 국가로 귀속시킨다는 규정은 과연 이 민법 개정안이 무엇을 겨누고 있는 것인지 두 눈 부릅뜨고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 사회에서 정치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은 물론 이제는 정치적 중립이 공무원만큼 중요한 교육자인 교원에 대해서까지도 정치 행위를 허용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종교인들에게는 왜 정치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 국교분리’ 로 번역되는 영어 표현이 ‘ 정교분리’ 로 잘못 사용되면서, 마치 정치와 종교가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이들이있다. 이와 같은 인식에서 발의되는 법안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폐해가 얼마나 큰지, 온누리교회 성도들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주변에도 이를 정확히 알릴 수 있을 것이다.
2026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현실 앞에서 우리가 어떤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는 이제 자명하다. 유럽과 미국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이제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2026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일이라는 점을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 최태형 집사(OLF 총무(변호사), 연대로스쿨 겸임교수, 대한변협 초대 대변인, NGO 더멋진세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