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경제적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안 찾는다!
사회선교 ‘부채탈출119’ 재정상담사역자 모집
어느 날 한 고등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아침 일찍 내 법무사사무실을 방문했다. 그 학생은 어머니의 회생이나 파산을 상담하고 싶다고 했다. 40kg도 안 돼 보일 정도로 마른 체구의 어머니는 한눈에 봐도 초라했다. 살이 거의 없는 마른 체구가 안 그래도 키가 작은 어머니를 더 작고 왜소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정리가 안 된 머리카락과 왜소한 체구는 그동안 어머니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는지를 고스란히 느껴지게 했다.
주춤주춤 사무실로 들어선 아들은 어머니의 개인 채무를 상담하고 싶다고 했다. 아들은 궁금한 게 많았는지 이것저것 준비해 온 질문을 쏟아냈다. 아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상담을 이어가다가 그가 잠깐 화장실에 갔다. 그 사이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그동안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들려줬다. 남편은 결혼생활 중에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고, 정신이상으로 칼을 들고 아내인 어머니에게 살해 협박도 수 차레 했다고 한다. 지금은 남편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고, 본인도 남편 문제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채무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수면제가 없으면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뿐더러 자살도 몇 번이나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국가에서 주는 생계비로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힘들고 고된 어머니의 삶을 가까스로 붙잡는 것은 아들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자살만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알고 봤더니 아들은 어릴 적부터 명석했고, 영재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공부를 참 잘한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렇게 똑똑하고 귀한 아들을 세상에 버려두고 차마 혼자 떠날 수 없었다고 고백하며 눈시울 붉혔다. 만약 아들이 없었다면 본인은 삶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하고 이미 자살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어머니에게 아들은 살아갈 희망이자 용기, 힘이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속으로 ‘어떻게 이렇게 어렵고 힘든 가정에서 이제 17살 남짓 되는 아이가 흔들리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을까?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어려운 가정환경이 오히려 아들을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했을까?’라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궁금증도 올라왔다. 새삼 너무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들이 대단해 보였다. 부채 해결을 위해 어머니를 모시고 내 사무실까지 찾아온 아들이 대견했고, 그동안 힘들었을 그들의 삶의 무게를 생각하니 안타까움과 책임감이 몰려왔다. 한편 이 가정의 부채 문제가 계속된다면 혹은 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아마 어머니도, 그 똑똑하고 귀한 아들도 더는 버티기 힘든 극한 상황으로 몰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위해서도 제대로 된 해결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울고 있는 어머니를 위로했다.
“어머님, 이렇게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들을 두고 어떻게 자살할 생각을 하실 수 있으세요? 채무 문제는 잘 해결해 드릴 테니까 귀한 아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것만 생각하세요”
몇 달 후 채무 문제는 잘 해결이 되었다. 감사의 표시로 음료를 들고 온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면서 “옷깃을 여며야 할 만큼 찬 바람이 부는 외로운 순간이 온다고 해도 부디 남은 귀한 날을 생각하고, 어머님과 아들에게 있었던 좋았던 날들만 기억하면서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사회선교가 필요한 이유
그렇다. 오늘날 우리는 단순히 재정을 잘 관리하고, 십일조를 잘하는 것만으로 돈에 대한 사명을 다했다고 하기가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대는 지나친 물질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 이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양극단에 몰릴 것이다.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
과연 불평등의 문제와 경제적 빈곤 문제를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채무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다. <에스겔> 18장 5절 7절~8절은 정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이 만일 의로워서 정의와 공의에 따라 행하며 사람을 학대하지 아니하며 빚진 자의 저당물을 돌려주며 강탈하지 아니하며 주린 자에게 음식물을 주며 벗은 자에게 옷을 입히며 변리를 위하여 꾸어주지 아니하며 이자를 받지 아니하며”
성경을 보면 이 땅에 정의가 물 같이,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한다고 쓰여있다(암 5:24), 또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제도(희년제도, 채무면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예수님 역시 일찍부터 가난한 자의 삶과 형편에 관심을 가지셨다. 우리도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는 복음의 의미를 개인 구원에만 한정할 수 없는 것이다. 사회선교는 개인에게 복음을 전달하는 일에 한정하는 게 아니라 제도와 법, 규율과 기타 사회활동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선교의 대상이자 하나님 통치 대상으로 여긴다. 그렇기에 오늘날 사회선교가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선교에 힘써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님이 먼저 그러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을 살펴보면 가난한 자, 굶주린 자, 억압받는 자의 문제와 그들의 삶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셨다.
둘째, 복음을 개인적 구원에만 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이 땅에 충만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천국이 이 땅에 임하기를 원하는 것은 개인의 영혼 구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회 곳곳에 하나님의 뜻과 사랑이 흘러가는 것이다.
셋째, 세상이 교회에 바라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교회가 가난한 자, 억압받는 자들의 삶에 관심 갖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우리가 사회문제를 외면하면 세상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사회선교를 특정한 사회체제와 친화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선교가 특정한 정치체제와 결합하거나 특정한 사회체제와 친화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특정한 체제와의 관계를 우선하거나 특정한 체제와 연관 지어서 고려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특정한 체제는 인간이 만든 것에 불과한 것이며, 흠결이 있을 수 있으며, 오히려 기독교 진리가 극복하여야 할 대상이며, 본질적으로 기독교 진리와 구별된다.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선교를 통한 공의와 정의 등 기독교적인 이상적 사회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개인의 결단(구원)과 달리 사회 전체의 결단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할 수 없고, 이 사회는 기독교 진리가 선포되어야 하는 흠결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단히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같이 임하기를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 영적 회복 돕는다
‘부채탈출119’
결국, 사회선교는 개인의 영혼 구원뿐 아니라 병든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까지 나가야 한다. 우리의 예배와 섬김은 이 사회에 진정한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받은 복을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가난한 자를 섬기는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다.“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내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라”(미 6:8).온누리교회 사회선교본부 경제정의팀은 지금까지 해왔던 구제나 긍휼사역만으로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창설했다. 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성경적 의미와 대안을 발견하고, 많은 채무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성도와 그 가정을 돕고 있다. 그들의 부채를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영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경제적 회복과 영적 회복이 일어나도록 돕고 있다.
경제정의팀에서 실시하는 ‘부채탈출119’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과 관계 맺고, 그들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영적, 사회적, 경제적, 법적으로 경제적 위기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궁극적 회복을 돕는 사역이다. ‘부채탈출119’는 재정문제와 가계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을 위한 사역이다. 성도들이 건강한 재정관과 계획을 수립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립하도록 도와준다.
‘부채탈출119’는 2014년부터 사역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성도 약 600명을 상담하고, 부채 문제를 해결했다. 앞으로도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귀한 사역을 함께할 동역자들을 찾는다. ‘부채탈출119 재정상담사역자 양성과정’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성경적 재정관리, 가계부채상담, 재정상담 등으로 이웃을 섬기고 싶은 성도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소망하는 많은 성도의 참여를 기대한다.
문의: 010-5550-3655
/ 오종규 상담팀장(사회선교본부 경제정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