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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신문 -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배우자의 말에 ‘미러링’하기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배우자의 말에 ‘미러링’하기

2024-04-27 제1489호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배우자의 말에 ‘미러링(Mirroring)’하기
 
배우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따라 하면서 반영해 주는 방법이 ‘미러링(Mirroring)’이다. 미러링할 때는 배우자의 말에 다른 말을 첨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배우자가 한 말을 들은 그대로 되돌려줘야 한다. 들었던 내용이 어떠하든 있는 그대로 반영해서 돌려주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다. 사실 “여보! 우리 부부에게 대화가 필요한 것 같지 않아?”라고 말할 때는 부부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서로 직감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 서로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미러링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업이다. 서로 관계가 좋을 때는 미러링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관계가 불편하고,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감지될 때 미러링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대화에서 겸손과 섬김, 온유의 옷도 입어야 한다. 
배우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말하면서 되돌려주는 ‘미러링’을 하는 중에 다양한 감정이 솟아날 수 있다. 관계가 불편해진 부부라면 부정적인 감정이 자주 돌출될 것이다. 배우자의 말을 듣고, 미러링 해줘야 하는데, 마음에서 솟아나는 통제하기 힘든 부정적인 감정이 배우자를 향한 분노, 항변, 원망, 책망 등의 말들과 함께 튀어나오려고 할 것이다. 부부가 대화에 직면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잠시 누르면서 배우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미러링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러링하는 과정을 통해서 서먹하고 불편했던 마음이 녹고, 친밀감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익이 따르기에 부부는 대화 가운데 서로 미러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미러링할 때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배우자의 의견과 생각, 느끼는 감정을 미러링해야 한다. 미러링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변명하고 싶은 마음, 배우자의 왜곡된 생각을 교정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잠시 내려놓고, 배우자의 말에 집중해서 미러링 해줘야 한다. 부부의 생각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관점이 다르고, 해석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자신이 느끼는 생각과 견해를 피력할 필요가 있고, 배우자의 말을 여유롭고, 낮은 자세로 들을 필요가 있다. 배우자가 적극적이고 온화함으로 생각과 견해를 나눌 때, 쉽지 않겠지만 우선은 배우자의 의견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필요가 있다. 부부의 대화는 서로 변론하는 게 아니다. 생각이나 견해가 다르더라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대화의 자리가 아니기에 우선은 배우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따라가 봐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더라도 부부이기에 충분히 따라가 주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종종 접하게 되는 일반적인 부부의 대화는 충분히 미러링 해주는 장면이라기보다 빨리 거부하거나 차단 또는 면박하는 장면이다. 익숙한 면박과 단절을 과감히 접고, 배우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따라주고, 그 의견을 수용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실 이렇게만 해줘도 배우자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느끼게 된다. 배우자와 좀 더 가깝게 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생각을 미러링했다면 이제 감정을 충분히 전달하고, 그 감정에 대해서도 미러링 해주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당연하지만 인간의 감정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 잘 들어보면 배우자의 말 속에 수많은 감정 단어가 있다. 다만 잘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들을 수 없을 뿐이다. 여러 가지 말을 하는 중에 배우자가 표현하는 감정 단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배우자가 외로움을 말하면 외로움이라고 미러링해야 한다. 배우자가 낙담이라고 말하면 낙담이라는 용어를 가지고 미러링할 수 있어야 한다. 배우자와 서로 생각과 견해가 다른 것처럼, 동일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 몹시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절망을 느끼는 상황이더라도 다른 사람은 절망보다 희망을 느낄 수도 있다. 유념해야 하는 것은 배우자의 감정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다.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자신의 감정도 마땅히 배우자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 견해가 다른 배우자의 말을 순간적으로 면박을 주는 게 옳지 않은 것처럼, 배우자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면박을 주는 것이 옳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면박에서 더 나아가 비난과 즉각적인 수정작업을 시도하는 때가 있는데 이것도 문제가 있다. 우선은 배우자의 감정을 충분히 들어주고, 미러링해 줘야 한다. 자신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라도 진지하게 배우자의 감정 단어를 따라가는 것이 좋다. 
배우자가 느끼는 생각과 견해, 감정을 미러링하면 대화의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전 단계에 머물러 있는 대화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렁에 고착된 대화의 단계라면 미러링하면서 최악의 대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화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미러링 기법이 필요하고, 더 나은 대화의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미러링이 필요하다. 
미러링을 잘할수록 부부는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내 신발을 벗고,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봄으로 배우자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입장에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미러링을 통해 배우자의 입장에서 보면서 자신과 배우자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이런 생각이 들고, 이런 감정이 든다는 거지?”, “내가 잘 이해했어?”라는 식으로 배우자의 말을 충분히 미러링 해주면서 더욱 친밀감을 경험하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사랑해서 결혼한 당신에게> 저자)
 
작성자 김다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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