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명 ‘난민 선교’

기고_그리스 난민캠프를 다녀와서

 

김진연 (1)

▲ 김진연 집사(서빙고공동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 외곽 요충지에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다. 면적 2.11㎢(이촌1동의 70% 면적)인 이곳을 ‘ 야르묵 캠프’ 라고 부른다. 최대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부군과 반군들이 중립을 유지하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어느 한쪽 편에 서도록 강요했다. 그들은 정부군과 반군에게 포위당한 채 오염된 물을 마시고, 쥐와 고양이까지 잡아먹어야 하는 집단 기아상태에 놓였다. 어쩌다 UN이 제공해주는 식량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갈 곳 없던 그들에게 또 한번 시련이 닥쳤다. 알카에다와 IS가 쳐들어와 약탈, 살인, 집단처형, 성폭행 등 잔악행위를 저질렀다. 절망적인 상태에 놓인 그들이 전 세계에 구조신호를 보냈지만 외면당하고 말았다. 지금도 그 캠프에는 팔레스타인 난민 7천 명 정도가 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시리아의 다른 캠프로 이동했거나 UN에서 발행한 난민증을 들고 난민행렬에 합류했다. 여전히 160만 명이나 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난민으로 살고 있다. 그 중 45만 명은 레바논에서 이동과 직업선택의 자유없이 살아가고 있다. 사실상 억류상태이다. 야르묵 캠프는 난민들이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절실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나는 올해 3월 터키, 에게해 그리스섬들, 아테네, 발칸반도, 서유럽을 다니면서 난민들의 비참한 상황을 직접 보고 싶었다. 그 계획에 따라 지난 7월 27일에는 그리스로 향했다. 그리스에서 만난 유경석 목사님을 따라 아가페 미니스트리 교회로 향했다.

나는 그리스에서 유 목사님 외에도 야르묵 캠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젊은 부부도 만났고, 여러 난민캠프를 방문했다. 대부분의 난민들이 말로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아가페교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캠프는 상황이 정말 끔찍했다. 텐트로 세대를 구분하고, 바닥에 종이박스와 매트리스, 담요를 깔고 길게는 1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냉난방 시설은 고사하고, 화장실, 샤워실, 세탁시설도 거의 없었다.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악취가 진동하고, 대부분의 난민들이 질병에 노출되어 있었다. 여성들은 쉽게 성폭력과 성희롱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식사는 마카로니, 빵, 스파게티 등이 배급되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캠프에 기부금이 있을 때 세끼를 먹을 수 있고, 보통은 한 끼나 두 끼 정도 먹는다고 한다. 어떤 난민들은 자녀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려고 30분에서 1시간 반 걸리는 난민사역을 하고 있는 장소를 찾아다닌다고 한다.

 

야르묵캠프에서 UN이 긴급 식량 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 야르묵캠프에서 UN이 긴급식량배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그리스에는 여전히 6만 명이나 되는 난민들이 있다. 상황에 따라 난민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곳의 선교사님들은 그리스에서 난민을 섬기는 사역을 새로운 사명으로 여기고 계셨다. 난민들을 대신해 국경을 열어줄 수는 없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그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셨다.

몇몇 장소에서 봉사팀들이 난민들을 헌신적으로 섬긴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무슬림들이 그 섬김에 감동을 받고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있다고 한다. 무슬림들이 예수님이 죽지 않았다며 교육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 그들이 마음을 열고, 하나님은 사랑이며, 예수님의 죽음이 사랑의 결과임을 꼭 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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