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맛있는 말씀 해설] 로마서 5장 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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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씀 해설] 로마서 5장 20절

 2023-01-21      제14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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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말씀 해설
 
“율법이 들어온 것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 5:20).
 
간혹 간증하는 성도 중에 “삶 속에서 큰 죄를 지었는데, 예수님을 믿고 나서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아 은혜가 크다”고 고백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간증을 들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크심에 감동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죄를 크게 지어도 나중에 큰 은혜를 받는다면 오히려 적당하게 죄를 짓다가 회개하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오늘 본문 말씀을 우리말성경으로 읽어도 그 뜻이 비슷하다. 
“율법은 범죄를 더하게 하려고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습니다”(롬 5:20).  
이 본문을 읽다보면 일단 율법이 들어온 목적은 범죄를 증가시키기 위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죄가 많으면 많을수록 은혜가 크다고 한다. 둘 다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진술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신 목적은 그분의 뜻대로 살라는 것이다. 율법을 잘 지킴으로 범죄를 줄이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면서 복을 받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 말씀을 읽다보면 율법이 들어와 범죄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죄가 많은 곳에는 은혜가 많다고 한다. 큰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죄를 많이 지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이 말씀을 이해하기 쉽게 해석하려고 고쳐 읽는다. 흔히 하는 해석은 이렇다. “율법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더욱 깨닫게 된다” 즉,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의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율법의 힘으로는 결코 의로워질 수 없음을 깨달아서 하나님 앞에서 죄인 됨을 더욱 느끼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로마서 3장 20절은 이 해석의 근거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롬 3:20). 
율법의 본래 목적과 다르게 율법의 기능 중에 죄를 깨닫게 하는 요소가 있음이 분명 맞다. 하지만 오늘 본문을 억지로 율법의 목적이 죄를 더 깨닫게 하려는 데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근거가 별로 없다. 이 구절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번역본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동번역 개정판으로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법이 생겨서 범죄는 늘어났지만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롬 5:20, 공동번역). 
로마서 4장 15절도 오늘 본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율법은 진노를 이루게 하나니 율법이 없는 곳에는 범법도 없느니라”(롬 4:15).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지킨다는 미명으로 마음으로 더 많은 죄를 지었다. 속과 겉이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율법을 교묘하게 벗어나 더 많은 죄를 짓고 살았다. 율법은 아담의 범죄 이후 예수 그리스도가 오실 때까지 몽학선생 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죄는 율법을 악용해서 사람들이 더 많은 죄를 짓게 했다. 따라서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쳤다는 의미는 율법으로 인한 엄청난 범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능력은 그 범죄를 능히 덮고 이길 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죄를 많이 짓는 만큼 은혜가 커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무리 강력한 죄가 있을지라도, 그 강력한 죄를 덮을 만큼의 더 큰 은혜가 믿음의 백성들에게 주어진다는 의미다. 바닷가에 쌓아 올린 모래더미가 아무리 커도 파도가 밀려오면 순식간에 쓸리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은혜는 항상 크다.
/ 오은규 목사(성동광진공동체)


 

 
 

 작성자   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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