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위기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멘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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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멘토’가 필요합니다

 2019-10-20      제12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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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포기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위기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멘토’가 필요합니다

위기 청소년들은 또래들보다 먼저 세상과 마주한다. 그런데 완충제 역할을 해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해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곧잘 넘어지곤 한다. 살 집을 구하는 것부터 진학이냐 취업이냐를 선택하기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결정이 없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어렵고 힘들다. 혼자 견디고 또 견디다 결국 꿈을 포기하는 위기 청소년들이 정말 많다. 위기 청소년들이 온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멘토가 꼭 필요하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또 하나의 사명이다. 
/ 김영선 기자 k4458@onnuri.org

 

위기 청소년들도 성인이 된다. 24세가 넘으면 쉼터를 나와 스스로 생활해야 한다. 때문에 위기 청소년들은 고교 시절부터 자립을 준비한다. 그런데 자립을 시도한 수많은 위기 청소년들이 ‘위기의 회전문’을 경험하고 있다.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자립에 성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또 다시 위기 청소년이 되고 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청소년복지시설에서 오랜 시간 꾸준한 건의를 통해 지난해부터 여성가족부가 위기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청소년자립지원관을 전국에 6개소 설치 운영하고 있다.
온누리복지재단에서도 쉼터 퇴소 청소년의 자립지원을 위해 경기남부청소년자립지원관을 신규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4일 온누리청소년센터를 방문해서 자립에 성공한 이요셉 형제(35세)와 지우 형제(23세),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지민 군(19세)을 만났다. 

 

쉼터 위기 청소년들의 고민
대학에 가고 싶지만 취업을 선택

 

위기 청소년들도 대학진학을 선호하는데 결국 취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생활비와 학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형근 소장(온누리청소년센터)은 위기 청소년이 대학진학을 선호하면서 결국 취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과거에는 IMF 이후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가정이 붕괴된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많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위기 청소년들이 학비 일부분만 감당하면 됐는데 지금은 온전히 혼자 책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학재단 같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연결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희 센터에도 내년에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이 3명이나 됩니다. 걱정이 됩니다.”
이요셉 형제(35세)는 자립한지 15년이 지났다. 성인이 되고 바로 취업을 했는데 사실은 대학에 가고 싶었다.
“군포하나로에서 생활하면서 목공예와 도예를 배워서 대학입시를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수능시험을 망쳤어요. 재수를 해서라도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형편이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안산에 있는 공단에 취업을 했어요. 적성이 맞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재수할 형편만 되었어도 대학에 진학을 했을 것 같아요.”
전지민 군(19세)은 15년 전 요셉 형제와 비슷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다. 대학 진학을 하고 싶은데 등록금을 마련할 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지민 군은 중학생 때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나와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꿈을 찾았다. 안무가가 되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 교회학교 율동팀에서 활동하던 추억을 되살려 고등학교 1학년부터 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춤은 제 인생이에요. 춤을 추면 행복하고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 무엇보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쉼터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도 큰 힘이 되고요. 쉼터를 재건축할 때 저를 위해 4층에 전신 거울을 설치해주실 만큼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셨거든요.”
지민 군이 관심 있는 분야는 코래오그래피(어반댄스)다. 코래오크래피는 음악에 맞춰 안무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 특징이다. 지역 대회에서 개인 1등 1회, 단체 1등 2회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데 딱 한 가지가 문제다. 대학 학비다. 대학입학이 확정되면 아버지에게 연락을 해볼 생각인데 뜻대로 될지 미지수다.
“일단은 아버지께 연락을 해보려고요. 3년 만에 연락을 하는거라 사실 걱정이 돼요. 3년 만에 연락한 자식이 학비를 내달라고 하면 어떻게 반응하실지 상상이 안되거든요. 일단 실기시험이 끝나면 당장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부터 해결할 생각이에요. 아버지 소득이 있어서 저소득층장학금이나 지원을 받기가 어렵거든요.”
요셉 형제와 지민군 사례처럼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위기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무런 도움 없이 스스로 학비, 주거비,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취업은 쉬울까? 대학진학보다는 문턱이 낮지만 취업을 해도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요셉 형제도 첫 번째 직장이었던 안산공단을 금방 떠났다.
“월급은 꽤 많았는데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게 제 적성이랑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 피자집에서 근무했어요. 피자집 일은 제 적성에 잘 맞아서 11년이 넘게 일했어요. 지금은 점장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못다 한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방송통신대학에서 경영과 사회복지학을 배우고 있어요.”
황지우 형제(23세)는 좋은 멘토를 만난 덕분에 일을 배우면서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우 형제는 19살 때부터 문화재 복원 일을 배우면서 자립을 준비했다. 1년 동안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배웠는데 건설현장 특유의 문화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군대를 전역하고 다시 군포하나로청소년중장기쉼터에 입소했는데 온누리교회 한 성도가 지우 형제의 후원자가 되겠다고 나섰다. 그 성도가 충청도 진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에서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일을 배울 수 있게 후원을 해주고 있다. 지우 형제는 꿈을 찾을 때 까지 목돈을 모으는 게 목표다. 2교대 근무가 힘들기는 해도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고 했다.

 

관심과 멘토링이 더해진다면

 

“가장 만만한 게 고시원이에요. 고시원 방세로 한 달에 40~50 만원을 내면서 기본적인 생활을 하면 돈 모으기가 정말 어려워요. 좋은 직업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까 더 힘들어요. 일단 나가야 하니까 고시원에 갔다 다시 쉼터로 돌아오는 친구들도 있어요.”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는 청소년들의 주거, 의료,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주거가 안정되지 않으면 취업을 해도 문제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는 위기 청소년들이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제공하거나 일정 금액의 월세를지원 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위기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립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응원과 격려, 후원을 해줄 멘토가 필요하다. 다양한 직업적 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전문인이라면 더 좋다.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위기 청소년 절반 정도가 교사나 사회복지사가 되기를 꿈꾼다. 그만큼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교사와 사회복지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온누리청소년센터에서도 위기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군인, PD, 자영업자 등을 다양한 직업인을 초청해서 특강을 열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한국코치협회 공익코칭위원회와 연계해 입소청소년의 개별 코칭을 10회기 진행(기관명이 틀려서 수정합니다 명칭이 길면 (사)한국코치협회로)하기도 했다.
온누리청소년센터에서는 50(쉼터와자립지원관,꿈학교 전체인원)여 명의 위기 청소년들을 최선을 다해서 섬기고 있다. 온누리청소년센터의 지극한 섬김과 온누리교회 성도들의 관심과 멘토링이 더해진다면 위기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을 것이다. 지민 군이 온누리교회 성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온누리교회 성도님들을 좋은 일을 많이 하시잖아요. 위기 청소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게 도와주세요. 시도도 해보지 않고 꿈을 포기하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문의: 031-399-7997

 작성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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