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이웃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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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반찬’

 2017-04-17      제1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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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반찬사역팀의 함께 울고 함께 웃기!

 

“지난주에 오는 줄 알고 하루 종일 기다렸어.”“찬송가 한 곡만 더 부르고 가.”지난 주 토요일 강동 온누리교회 반찬사역팀과 만난 이웃들이 건넨 말이다. 찾아오는 이 하나 없어 얼마나 외로웠으면저런 말씀을 다하셨을까. 사람이 얼마나그리웠으면 집 앞 담장에 구멍을 뚫어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을까. 간절한 눈빛으로 찬송가 한 곡만 더 부르고 가라는 어르신이 지금도 눈에 밟힌다.그렇게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들을 만나고 돌아설 때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창 클 나이에 제대로 밥을 먹지못하는 아동들에게도 반찬을 배달해주고있다. 제대로 먹지 못하면 신체적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적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이 사역을멈출 수 없는 이유다. 사람이 그립고, 찾아오는 이들이 애틋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이웃들에게 강동 반찬사역팀은 한 줄기 빛이다. 그 귀한 발걸음에동행했다.

 

/ 김영선 기자 k4458@onnuri.org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그 냄새가 얼마나 좋던지 나도 모르게 그 냄새를 따라갔다. 그 맛있는 냄새의 근원지는 강동온누리교회 자모실이었다. 십여 명의 성도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만든 두부부침과 갖은 채소와 양념으로 버무린 돼지고기 볶음이 얼마나 먹음직스러워보였는지 모른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콩자반, 멸치볶음, 오이무침도 있었다. 이 맛있는 음식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음식 만드는 성도들의 표정이었다. 마치 잔칫집에 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식단 짜기부터 재료구입, 만들기까지

 

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있는 성도들은 강

동 온누리교회 긍휼사역 반찬사역팀원들이다.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토요일에 반찬을 만들

고 있다. 원종호 장로가 정성껏 만든 반찬들이

어디로 배달되는지를 소개했다.

 

 

 

“강동 온누리교회 인근에 사는 이웃들에게전달됩니다.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웃들을 위한 자그마한 선물입니다.”이날 준비한 반찬은 두부조림, 돼지고기 볶음, 콩자반, 멸치볶음, 오이무침까지 총 5가지였다. 반찬을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식단을 짜서 영양까지 생각한다. 손수 배달도한다. 식단 짜기부터 음식배달까지 한순간도정성이 빠지지 않는다. 식단은 김용숙 성도가짠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음식과 금방 먹을 수있는 특식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 반찬들은 대부분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과 학령기 아동들에게 배달되기 때문에 영양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어요.”

 

 

음식재료는 박옥희 집사가 직접 구입한다.“조금은 비싸도 좋은 재료들만 구입하려면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어요.”

 

 

식단을 짜고 음식재료를 구입해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요리를 한다. 변변한 주방 시설은 없어도 반찬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행복한지 모른다. 이웃들에게 배달할 반찬을 만들면서 봉사자들끼리 끈끈한 우애도나눈다. 반찬사역팀의 주된 대화 주제는 반찬배달하면서 만난 이웃들이다. 박씨 할머니 첫째 손자가 대학에 들어간 소식, 찬송가를 유독좋아하는 김씨 할머니와 찬송가 7곡 부른 일등 이야기꽃이 핀다.

 

 

 

반찬과 함께 사랑도 배달하다

 

 

 

조리가 끝나면 배달이 시작된다. 이날은 한성자 권사, 박경애 집사, 조소겸 집사, 윤여정집사가 반찬을 배달했다. 이날 반찬을 배달한가정은 천호동 일대 7가정이다. 반찬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도 듬뿍 전해주고 온다.처음으로 만난 이웃은 중풍을 앓고 있는 아내와 어린 손자들을 돌보고 있는 김씨 할아버지였다. 빌딩 숲 한가운데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을 지나면 김씨 할아버지네 집이 나온다.

 

 

“지난주에 오는 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어. 얼마나 기다렸다고…”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러실까. 한참동안이나 자기 이야기를 쏟아냈다. 지난 2주 동안 김씨 할아버지에게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승합차를 팔았고, 아내와 싸웠고, 가구에 파란색 페인트를 칠했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할아버지에게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한결같이 찾아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이 근처에 우리 형제자매 9남매가 살고 있어도 수년동안 한 번도 안 오는데…”

 

 

중풍을 앓고 있어 집에서만 지내는 김씨 할아버지 아내는 사람을 더 많이 그리워하신다.오죽 사람이 그리웠으면 집 앞 담장에 구멍을뚫어 놓고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볼품없는 자신들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강동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너무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고 또 했다.지난겨울에는 강동 온누리교회 성도가 후원해준 연탄 덕분에 따듯하게 보냈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난 이웃은 홀로 손자손녀를 돌보는 윤씨 할머니였다. 지방에서 일하는 아들 대신 손자손녀를 돌보고 계신다. 반찬사역팀을만나자마자 아이들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태권도 사범을 꿈꾸는 고등학생 손녀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맛있는 음식을 사줬고, 대학에 들어간 손자는 얼마나 착한지 모른다고 했다.세 번째 만난 이웃은 치매를 앓고 있는 이씨할아버지다. 알콜중독에 빠진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씨 할아버지는 요새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야기도 잘 하고, 걷기도 잘 했는데 많이 부자연스러워졌다. 그저 아이같이웃기만 하셨다. 그래도 강동 온누리교회 반찬사역팀을 얼마나 기다리고 좋아하는지 모른다. 배달을 마치고 돌아갈 때도 집 앞까지 나와반찬사역팀원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셨다.

 

 

이 외에도 강동 사랑부에 나오는 재우, 가록이네, 태어난 지 100일 된 하준이네,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박씨 아저씨네, 찬송가를좋아하는 김씨 할머니네도 찾아갔다.

 

 

 

마치 예수님처럼

 

 

 

반찬사역팀의 전도로 교회에 나온 이웃들도있다. 지적장애인 재우와 가록이는 반찬사역팀을 만나고 강동 사랑부에 출석하고 있다. 재우와 가록이는 반찬사역팀을 봐도 아는 척도하지 않았었다. 하나님 이야기는 당연히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반찬사역팀이 아니었다. 예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강동 사랑부 출석을 끊임없이권유했다. 사실 누구보다 재우와 가록이에게강동 사랑부 활동이 필요했다.

 

지적장애인 엄마와 두 자녀가 함께 외출하고 문화생활할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찬사역팀에게 재우와 가록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강동 온누리교회 한 성도가 매주 주일 재우와 가록이집까지 찾아가 차량봉사를 했다. 그렇게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교회에 푹 빠져있다. 스스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하준이네를 방문할 때는 반찬과 함께 기저귀를 들고 갔다. 얼마 전 하준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미혼모인 하준이 엄마는 “엄마 같은 집사님과 권사님들의 방문이큰 위로가 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찬송가를 무척 좋아하는 김씨 할머니네도 방문했다. 김씨 할머니는 강동 온누리교회 반찬사역팀이 만나는 이웃 중에서 유일한 독거노인이다. 김씨 할머니는 “오늘은 찬송가 3곡만부르고 가라”고 했다. 김씨 할머니는 반찬사역팀이 오면 꼭 찬송가를 부른다. 대화하고, 교제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너무 좋기 때문이다. 찬송을 부르고 돌아서려는데 김씨 할머니가 기자의 바지춤을 붙잡고가면서 먹으라며 사탕 한 움큼을 쥐어주셨다.쏟아질 것 같은 눈물을 간신히 참았다.

 

 

강동 온누리교회 긍휼사역 반찬사역팀은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고 있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고, 나그네 됐을 때 맞이해주고, 외로울 때 그들의 가족이 되어주고 있다. 마치 예수님처럼.

 작성자   온누리 기자 onnuri@onnu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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