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병원선교 25년, 감사로 물든 나의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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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선교 25년, 감사로 물든 나의 목회

 2019-12-13      제12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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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목회자 인사
4. 김정숙 목사
 
병원선교 25년, 감사로 물든 나의 목회
 
은퇴라는 단어는 일의 종결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요즘은 은퇴를 새로운 시작이라고도 말한다. 인생 여정 가운데 가장 부족하고 힘든 시간 속에서 병원선교를 시작했고,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경험하는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1987년 5월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에 전도사로 부임했다. 원목을 알아주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 이 아무도 없는 광야에 내가 서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병상의 환우 옆에 앉아서 복음 전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앉았다 일어나면 그 환우가 믿음으로 나아왔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예배에 나오곤 했다. 환우들이 한 걸음에 달려와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 주님께 감사드린다. 병원선교에 일대일제자양육을 접목해볼 생각으로 온누리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주일이 너무 기다려졌다. 오늘은 안 울어야지 하고 다짐하고 있었는데 하용조 목사님의 선포하신 생명의 말씀이 늘 성령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나고, 슬픈 일이 없는데도 눈물이 쏟아져서 민망하기 그지없는 주일예배를 드렸다. 유아실에서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곤했는데 그곳에서 가끔 만난 정우영 권사님과 김영애 권사님을 잊을 수가 없다. 처음에는 눈인사 정도만 했는데 후에 김영애 권사님의 요한복음 강의에 참여하면서 9주 동안 새신자교육과 일대일제자양육 양육자 과정을 수료하고 당시 ‘용산 3순’에 투입되었다. 순예배에 안 가려고 숨어 다니고 있었는데 홍무자 권사님의 전화 독촉을 못 이겨 시작한 순예배가 추억이 되었다. 당시 황용오 순장님 가족의 따뜻한 사랑은 가난한 나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었다. 순원들과 오찬을 마련해 주시고, 신학대학원 등록금을 나도 모르게 해결해 주셨던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정말 가난했던 나를 위해 당시 중앙대학병원 소아과 과장님이셨던 유병훈 장로님과 아내 정영선 권사님 또한 등록금을 준비해 주셨다.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나를 사랑해 주신 하나님의 사람들
 
삼성서울병원이 1994년 11월 개원을 앞두고 있을 때 나는 장로회신학대학원 목연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에서 함께 신우회를 섬겼던 이정희 교수님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삼성서울병원 개원 소식을 들었다. 이 교수님은 “원목으로 주님께서 나를 부르신다는 꿈을 꾸셨다”면서 삼성서울병원이 완공되기도 전에 나를 원목으로 내정하셨다. 속으로 “노 땡큐”를 반복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주님께 기도드렸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원목이 사례비가 없는 열악한 곳이라고 해서 제가 손들고 가서 8년 동안 무수한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사명 잘 감당했습니다. 이제는 저에게도 좋은 여건을 주십시오. 어느 교회에서 저를 파송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농담처럼 드린 내 기도를 들어 주셨다. 1994년 8월 삼성서울병원 개원 전에 드린 신우회 예배는 하용조 목사님을 모시고 드린 단 한 번으로 끝났다. 그날 본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200여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기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추진본부장님이 종교행사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고선 어디론가 가버린 상태였다. 그 말을 듣고 잠시 의자에 앉았는데 입에서 방언이 쏟아졌다. 나는 계속해서 기도를 하고 이정희 교수님은 한 걸음에 추진본부장님 사무실로 달려갔다. 결국 추진본부장님이 종교행사를 “못 본 척 하겠다”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가…
 
삼성서울병원 원목으로 부임했다. 어느 날은 병원선교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하용조 목사님께서 오셔서 내게 한 마디를 건네셨다.
“그러니까 김정숙 전도사님이 빛나는 거예요.”
그 말 한마디가 지금까지 내가 병원선교를 할 수 있는 성훈(성령의 훈계)이 되었다.
김종인 장로님께서는 나의 영적인 멘토셨다. 사역하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상담자로, 또 위로자로 나를 도와주셨다. 김종인 장로님의 배려로 샤이닝글로리 6기를 마치고, BEE KOREA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때 김사무엘 목사님을 만났는데 영적으로 정말 풍성한 축복이었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김사무엘 목사님은 그 바쁜 가운데서도 나를 보면 늘 활짝 웃으시며 반겨 주셨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어린아이 같이 당시 그 좁은 선교부 사무실에 가서 잠시 앉았다 오곤 했다. 그 기억이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매주 토요일 6시 BEE 기도회에 참여하고, 국내외 사역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그 경험이 병원선교의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중행사처럼 가장 추운 계절과 가장 더운 계절에 중국 훈춘교회 등지에서 사역할 기회가 있었다. 나에게는 그때가 환자 곁을 유일하게 잠시 떠나서 새로운 사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시간 덕분에 환우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용조 목사님께서 소천하시고 난 뒤에 포틀랜드와 앵커리지 온누리교회에 사역하러 가는 비행기 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 비행기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이제 내가 너의 멘토이다. 그리고 네가 멘토가 될 위치다”라는 음성을 들려주셨다. 그 음성과 더불어 마태복음 27장 50절 51절 말씀을 주셨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찢기시고 온 세상으로 흘러내린 보혈의 피의 능력이 생생하게 경험되었다. 보혈의 피가 내 몸에 수혈이 되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이제는 내가 오직 주님 앞에서 홀로서기를 바라셨다. 주님의 손길만이 능력이 되셔서 남은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다.
이재훈 목사님께서 담임목사로 세움을 받으시고 내 삶에 새로운 은혜가 시작되었다. 교회도 낯설고, 병원도 물 위의 기름처럼 외로운 곳이었지만 동료 목사님들과 교제가 조금씩 늘어나고, 교회도 익숙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매년 2월 목회사관학교에서 함께 웃고, 친해지고,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온누리교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축복이었다. 특별히 4년 전 목회사관학교에서 이재훈 담임목사님으로부터 금일봉을 받았는데 환갑 선물이었다. 그룹 나눔 시간에 생각보다 넉넉한 봉투 두께에 금액을 궁금해 하시는 목사님들과 행복한 나눔을 가졌다. 세상 어느 담임목사님께서 부목사 환갑 선물을 주실까? 이 지면을 빌려 이재훈 담임목사님의 깊은 사랑과 지난 연말과 올해 초 하와이 코나 열방대학에 다녀올 수 있게 배려해 주신 것을 감사드린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하나님께서는 나를 하와이 코나 열방대학에 보내셔서 기도할 때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 43:19)는 말씀을 주셨다. 주님께서 하실 새 일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올해 은퇴에 대한 소식을 듣고 은퇴가 새 일을 이루실 주님의 계획과 섭리라고 믿고 감사함으로 받아들였다.
주님께서 내게 주신 새 일은 ‘긍휼의 마음으로 환자 사랑’이다. 또한 아웃리치를 통해서도 새 일을 주셨는데 병원 내 열악한 환경에서도 참된 예배에 대한 꿈이다. 인생여정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우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확실한 비전이 바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계획이다. 새로운 믿음의 역사를 이루실 하나님의 손을 잡고 내 남은 시간을 참다운 예배자, 위로자, 상담자, 복음 전도자로 헌신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이재훈 담임목사님, 박종길 목사님, 장로님들께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지만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인사를 드린다. 특히 병원선교 담당 조청구 장로님, 온누리 호스피스 담당 최민철 장로님께 감사드린다. 최근까지 나의 고질병인 허리 약함의 고통을 아시고 늘 도와주신 정상건 장로님께도 감사드린다. 주일에 만나면 악수 잘해 주시는 최득린 장로님 비롯한 모든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성도님들을 사랑하고, 감사드린다. 모든 동역자님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 나의 삼성서울병원 사역은 계속 이어진다. 나의 도움이 필요하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온누리교회에서 배운대로 Acts29의 역사를 새롭게 실현해 나갈 것이다. 부족한 나를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 샬롬.
 

 작성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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