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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보니까 알겠더라…

 2019-06-30      제12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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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망해보니까 알겠더라

백억대 자산가에서 빈털터리 된 홍정화 집사

 

하룻밤 술값으로 수백만 원 씩 쓰던 백억대 자산가였다. IMF와 이혼이라는 곡절이 있었지만 끄떡없었다. 세상에 무서울 게 없었다. 사업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걱정 없었다. 더 열심히 사역하고, 헌금하면, 하나님이 당연히 도와주실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쫄딱 망하고 말았다. 이 기고한 사연의 주인공 홍정화 집사(서초A공동체)망해보니까 비로소 내가 하나님 편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겠더라고 고백했다.

/ 김영선 기자 k4458@onnuri.org

 

홍정화 집사가 살아온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두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세상 부러울 게 없던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쫄딱 망한 이후 하나님만 바라보며 사는 지금의 삶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진짜 닮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오렌지족 홍 집사, 하나님을 만나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홍 집사는 타고난 사업가였다. 서른 살에 S전자 과장이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학술정보를 취급하는 회사를 차려 자산을 100억까지 불렸다. 누가 봐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는 인생이었다.

자산 2천억을 모으는 게 제 인생의 목표였어요. 실제로 사십대가 가기 전에 2천억을 모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돈과 명예가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거든요.”

유흥 생활을 즐겼다. 홍 집사는 강남 일대에서 화려한 유흥생활을 즐기던 일명 오렌지족이었다. 하루에 수백만 원씩 썼다. 유흥비로 한 달 만에 웬만한 사람들의 연봉만큼 썼다. 그래도 타고난 사업 수완 덕분에 회사는 커져만 갔다. 모두 힘들었다던 IMF도 홍 집사에게는 타격이 되지 않았다. 몇몇 사업을 정리하고 휴식 겸 유학도 떠났다. 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했는데 그때 하나님을 만났다.

나중에 할 거 없으면 교수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학을 갔어요. 정보공학을 전공했는데 실무를 다 해봤기 때문에 공부가 너무 쉬웠어요. 제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날 한인교회 목사님이 컴퓨터가 이상하다고 해서 방문했다가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컴퓨터를 수리하다 그 목사님과 함께 교회에 갔다. 고등학생 때 누나를 따라 대학선교회 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화학과 교수 출신인 목사님과 대화도 무척이나 잘 통했다.

제가 고등학생 때 의대생들이 모이는 대학선교회 모임이 있었어요. 나중에 저도 의대에 갈 거니까 선배들이랑 미리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누나를 따라 대학선교회 모임에 갔어요. 그곳에서 일대일제자양육 비슷한 걸 했는데 대학생 누나가 성경에 대해 하나도 모르더라고요. ‘아는 것도 없는데 뭘 믿냐싶어더라구요. 3이 되고 자연스레 안 갔는데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목사님이 창세기 11절을 설명해주시는데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더라고요. 믿어지는 거예요, 굉장한 충격이었어요.”

 

2,500원짜리 짜장면과 바둑

 

홍 집사는 누가 이 세상을 창조했는지가 늘 궁금했었다. 그 해답이 성경에 있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그 한 구절 말씀이 평생 목말라했던 진리에 대한 갈증을 단숨에 해소시켜 줬다. 그날 이후 성경공부에 빠져 살았다. 20년 넘게 피어온 담배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즐겁고 행복했다.

저는 하루에 담배를 두 갑씩이나 피는 골초였어요. 어느 날 한창 성경을 읽고 있는데 담배가 떨어진 거예요. 평소 같았으면 당장 담배를 샀을 텐데 성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내일 사야겠다 생각하고 넘겼는데 그 길로 담배가 끊어졌어요. 첫 번째 기적 이었어요

꿀 송이처럼 달콤한 말씀에 푹 빠져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 사업체를 관리하던 아내(전처)가 별안간 미국에 와서는 이혼을 요구했다. 그 많던 재산과 사업체를 모두 전처에게 양보했다.

미국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랑 2002년에 한국으로 와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어요. 2004년부터 아내가 다니던 온누리교회에 출석했고요. 사업은 자신 있었는데 경쟁업체가 많아서 성장이 더뎠어요. 매출을 어느 정도 달성해야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을 책임질 수 있는데 첫해 매출이 목표의 절반이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성장해서 매출 100억까지 만들었어요.”

매출 100억을 달성했어도 만족할 수 없었다. 자산이 100억이 넘던 시절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무역 및 유통회사를 차렸다. 30억 정도 빌렸는데 매년 아슬아슬하게 부도를 피했다.

그때는 하나님이 내편인줄 알았어요. 회사가 부도가 나던 해에도 이번에도 하나님이 막아주시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기복신앙이었어요. 남대문5(현재 희망공동체) 사역도 하나님께 잘 보이면 회사가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어요. 내가 더 열심히 사역하고, 헌금하면, 하나님이 당연히 도와주실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평소 길에서 마주치면 피해를 볼까 서둘러 지나치던 노숙자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어쩌다 한 형제를 만나 일대일제자양육을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종로에서 2,500원짜리 짜장면을 먹으면서 바둑을 3시간씩이나 뒀다. 짜장면이 물리고, 바둑실력이 10급 정도 되자 그 형제가 마음의 문을 열었다.

남대문5가 형제들과 교제하면서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다 똑같은 자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가끔 사지멀쩡한 사람이 노숙한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살아온 삶을 들어보면 죽지않고 살아 있는게 감사할 정도에요.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살았어요. 그 큰 상처가 하나님을 만나면 회복돼요. 남대문5가 사역한다고 하면 대단한 사역을 한다고 치켜세워주시는데 사역자들은 하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려줄 뿐이에요. 그들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는 게 은혜고 기쁨이라 사역하는거에요.”

 

하나님이 내편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편이어야 한다

 

2017년 말경에 부도가 났다. 고작 2억을 못 막아서 부도가 났다.

남대문5가 사역을 하기 전에 망했으면 아마 저는 폐인이 됐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부도를 막아 주셨구나란 생각도 들어요. 그 전에는 내가 망해도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어요. 내가 망하면 하나님이 내편이 아닌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망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하나님이 내편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편이어야 한다는 것을요.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 아니라 거룩이며, 행복은 그 과정 중에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라고 하신 목사님 말씀처럼 행복은 주실 수도 있고 안 주실 수도 있지요.”

홍 집사는 해외여행을 가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을 즐겨 찾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그 홍 집사가 지금 가장 낮은 곳에 있다. 남대문5가는 서울시내에서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다. 그곳에서 주민들과 어울리면서 비로소 하나님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젊었을 때 망해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그럼 좀 더 빨리 깨달았을 테니까요, 그런데 망하고 나니까 마음이 오히려 편해요. 마음이 가난한자는 복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고급요트를 타고 여행해야 즐거운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아내랑 저녁에 자전거만 타도 행복해요. 자산 2천억을 쌓는 삶보다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이 더 좋아요. 하나님을 바로 볼 수 있는 남대문5가 사역에 성도님들을 초대하고 싶어요. 형제들이 많은데 남자 사역자가 별로 없어서 어렵거든요.”

문의: 02-3215-3434

 

 

 

 

 작성자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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