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신문 - 3D(꿈, 디자인, 나눔) 디자이너 ‘배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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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꿈, 디자인, 나눔) 디자이너 ‘배상민 교수’ 

 2018-11-30      제12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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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선한 소비, 나눔 문화 창출하는 예쁜 디자인 제품 제작
 
 
이 사람 정말 보고 싶었다. 꼭 한번 만났으면 소원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기대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배상민 교수(KAIST 산업디자인학과, 대전 온누리교회)는 참으로 자유롭고 독특하면서 정말 진실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파마머리와 개량 한복 바지, 큰 눈과 시원시원한 말투가 참으로 자유롭고 독특했다. 그의 디자인 철학에는 진실함과 따뜻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뉴욕 최고의 디자이너 출신으로 카이스트에서 후학 양성과 나눔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는 배상민 교수를 만났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board image<뉴욕 최고의 디자이너에서 나눔 디자이너로 기부 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배상민 교수>

 
배상민 교수는 이력이 참으로 화려하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졸업작품 1등, IDSA(미국 산업디자인협회) 학생 디자인대회 우승, 세계 최고 디자인 회사 ‘스마트 디자인’ 특채 입사,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최초이자 최연소 동양인 교수,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세계적 기업(코카콜라, 골드만삭스, P&G, 3M 등)을 고객으로 둔 자타공인 최고의 디자이너…. 그런 그가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뉴욕에서 받던 연봉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카이스트에 둥지를 틀었다. 그것도 디자인과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카이스트에 ‘ID+IM 연구소’를 차렸다. ID+IM 연구소는 3D(Dream 꿈, Design 디자인, Donate 나눔)를 철학으로 삼고 있는 디자인 연구소다. 배상민 교수는 자기소개도 참 독특했다.  
“나는 꿈꾼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Dream therefore I Am)
나는 디자인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Design therefore I Am)
나는 기부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Donate therefore I Am)”
배상민 교수는 디자인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사회적 공헌이나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화려한 뉴욕 생활과 경력을 뒤로 하고 한국에 온 이유와 목적도 그것 때문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배상민 교수는 모태신앙인이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특히 외가 쪽이 원칙주의적이고 엄격한 신앙생활을 했어요. 아침마다 가족예배를 드리고, 주일이면 새벽부터 교회에 갔어요. 성가대 하고, 애들 돌보고, 밥 먹이는 봉사를 했어요. 주일에는 TV를 보면 안 되고, 돈을 써도 안 되기 때문에 교회에 걸어갔을 정도로 엄격한 신앙생활을 했어요.”
배 교수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은 뉴욕 유학 시절이었다. 
“뉴욕에 가니까 제가 바보가 된 느낌이었어요.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모르고, 저를 돕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무지(無知)에 대한 공포랄까? 모르기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했어요. 누구한테 물어보고 상담을 해야겠는데 저에게 그 대상은 예수님이었어요. 매순간 ‘주님, 제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묻다보니 자연스레 신앙이 성장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어요.” 
배 교수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을 가장 좋아한다. 그 진리가 자유분방하고 쾌락과 탈선이 난무한 뉴욕생활에서 자신을 붙잡아줬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참으로 자유로워요. 디자이너는 자유로워야 할 수 있는 직업이고요. 아티스트들은 ‘누가 더 미치게 자유롭나’라고 말할 정도로 순수함과 틀을 벗어나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쾌락과 즐거움을 쫓기도 해요. 그러나 저는 예수님이면 충분했어요. 진리가 저를 자유롭게 해주니까요. 예수님을 닮아 가면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에게 예수님을 닮아가는 방법은 디자인이고요.”
자유롭고 싶었다. 쾌락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를 갈망했다. 진리가 그를 자유롭게 했다. 진정한 자유를 경험했더니 창의적인 디자인이 나왔다. 시행착오와 실패도 있었지만 결국 그는 뉴욕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토록 원하던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었으니 정말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허무하고 허탈했다. 기도하면서 그 이유를 발견했다.  
“제가 디자인한 상품들이 백화점에 진열되고, 많은 이들이 저를 알아주면 행복하고 뿌듯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지금까지 제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사명은 디자인을 통해서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베푸는 것인데 쾌락과 소비에 대한 욕구만 불러일으키는 쓸데없는 물건을 만들고 있었어요. 하나님이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새벽기도를 시작했어요. 그즈음 카이스트에서 연락이 왔어요.”
3년 동안 고민하고 기도했다. 독일, 일본, 뉴욕, 한국행 네 가지 선택지 중에서 카이스트는 단언컨대 안중에도 없었다. 연봉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다른 세 군데에 비해 대우가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관과 감성을 중시하는 디자이너와 상극인 이성과 논리를 따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컸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카이스트를 선택한 게 제 인생 첫 번째 기도응답이었어요. ‘카이스트로 가라’는 하나님의 사인을 받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연봉도 적고, 뉴욕에서 쌓은 경력이 전혀 적용이 안 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지만 불만이 없었어요.”
그렇게 배상민 교수는 14년 동안의 뉴욕생활을 접고 2005년 카이스트에 왔다. 
 
우리는 상위 10%, 복음에 빚진 자
 
카이스트에 온지 몇 개월 안 됐을 때 월드비전 한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눔을 목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싶은데 디자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였다. 
“이거다!”
그가 3년 동안 고민하고 기도해온 꿈을 드디어 실현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했다. 배 교수와 ID+IM 연구소는 사회에 도움이 되면서 선한 소비와 나눔(수익금 전액 기부)으로 이어지는 예쁜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접이식 MP3플레이어 ‘크로스큐브’, 친환경 가습기 러브팟(전기를 쓰지 않고 화분에 물만 채워줘도 티슈볼이 물을 흡수 증발시켜 적정습도를 유지), 스탠드 조명 딜라이트(자유자제로 모양을 변경시킬 수 있고, 모양에 따라 밝기 조절 가능한 스탠드) 등을 만들었다. 
기능과 외적 아름다움, 거기다 나눔까지 더해진 신박한 제품들은 세계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제품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했다. 세계 4대 디자인상(IDEA, iF, 레드닷디자인 어워드, 굿디자인 어워드)을 8년 동안(2008~2014년) 무려 48회나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크로스큐브는 애플의 아이팟을 제치고 IDEA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애플을 이긴 바로 그 디자인이 되었다.  
배 교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자립을 돕는 ‘시드 프로젝트(SEED PROJECT)’도 진행하고 있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를 소리로 쫓는 ‘사운드 스프레이’, 언제 어디서나 최소비용으로 손쉽게 정수할 수 있는 ‘바텀업(Bottom-up)’ 등 제3세계 사람들에게 적정기술을 통해 쉽고 지속가능한 도움을 주고 있다. 아름답기만 한 디자인,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 쾌락주의로 이끄는 디자인이 아니라 선한 소비와 나눔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는 상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10%의 기준은 하루에 1만 원 이상 소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1만 원 이상, 어떤 때는 몇 십만 원 이상을 소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90%의 사람들은 하루에 1만원을 쓰지 못합니다. 그 사람들은 꿈조차 꾸지 못하는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나서 하나님이 축복을 주셨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복음에 빚진 자들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먼저 받은 우리가 그들에게 되돌려줘야 합니다.”
 
 
**나눔 프로젝트 제품**
http://nanumproject.com

 

 작성자   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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