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사를 꿈꾼다
우리 교회 숨은 일꾼
남양주 임찬웅 순장의 달란트와 비전
우리 교회 숨은 일꾼들을 만났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보석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떻게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고 있는지, 교회와 성도들을섬기면서 얼마나 행복해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 첫 주인공은 남양주 온누리교회 임찬웅 순장이다. 임 순장은 문화해설가로 활동하면서 남양주 온누리교회 등잔 밑 여행, 국내성지순례, 시니어 아카데미, 러빙핸즈 등을섬기고 있다. 불철주야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그는 기독교와 한국 문화를 융합하는 ‘문화선교사’를 꿈꾸고 있다. / 김영선 기자 k4458@onnuri.org
남양주 온누리교회는 매년 5월 5일 특별한여행을 간다. 경기 북부지역 문화유산들을 둘러보는 ‘ 등잔 밑 여행’ 이다. 전도하고 싶었던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 한국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면서 복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등잔 밑 여행에서는 두 가지 만찬을 즐길 수있다. 하나는 수려한 자연환경과 고즈넉한 고적을 보는 맛이고, 다른 만찬은 임찬웅 순장으로부터 듣는 문화해설이다. 문화해설이 등잔밑 여행의 진짜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찬웅 순장의 문화해설은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부터 이어진다. 문화해설 경력만 25년인 베테랑의 실력이 어김없이 발휘된다.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지명에 관한 유래, 폭포, 강 등자연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 고인돌을 만들던 시대와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세조가자신의 무덤에 돌을 쓰지 않고 석회를 사용한이유 등을 듣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전도대상자들의 반응도 좋다. 그들이 알고있던 교회 행사와 다르다는 게 그 이유다. 신선하고 색달라서 만족스러워한다. 하루 종일 성경과 예수님 이야기만 할 줄 알았는데 여행과 문화해설이 곁들여지니 재미있다는 것이다. 몇몇 전도대상자들은 교회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고도 한다.
“기독교는 서양에서 온 종교라 우리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교회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가져주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문화선교사로서의 사명
등잔 밑 여행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교회의 문턱을 낮춘 재미있고 효과적인 전도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것이 모태가 되었다.“등잔 밑 여행은 구청에서 준비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2014년 순맞춤전도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하다 등잔 밑 여행을 떠올렸어요. 여행만큼 전도대상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마음을 여는데 좋은 방법이 없잖아요. 등잔 밑여행 첫 해부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등잔 밑 여행은 전도대상자뿐만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유익이 된다. 임찬웅 순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다. 임 순장은 25년 동안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와 한국 문화가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것이 늘 아쉽고 안타까웠다. 어떻게 하면 기독교와 한국 문화를 융합시킬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문화선교사를 꿈꾸게 되었다.“기독교 문화와 한국 문화가 서로를 배제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떼려야 뗄 수 없는사이인데 말이죠. 우리 땅에 온 선교사님들은한국의 문화를 알기 위해 상투를 틀고 두루마기를 입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문화는 낡은 것이 되었고 설 자리를 잃고 있어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이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임 순장은 젊어서부터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기독교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있었다.
“저는 기독교 역사가 너무 궁금해서 총신대역사학과에 입학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기도전에 여행을 계획하고 인솔하는 일을 했어요. 25년 가까이 문화해설가로 살고 있고요. 문화해설을 하기 위해서 토속 문화, 신앙 서적, 불경도 읽었어요. 그러면서 고민이 깊어졌어요.”임 순장의 고민은 문화해설사라는 일이 교회와 기독교와 관련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이었다. 과연 하나님이 임 순장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를 놓고 늘 기도했다.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교회와 성도를 섬기면서찾을 수 있었다. 하나님이 임 순장에게 주신 비전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님이 임 순장에게 맡기신 일은 기독교와한국 문화를 융합해서 전하는 일이었다. 그 비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세 가지나 주어졌다. 하나는 등잔 밑 여행과 국내성지순례에서 문
화해설을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니어아카데미에서 한국 선교 역사와 문화에 대해강의를 하는 것이다. 임 순장보다 선교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만 선교사들이 활동한
당시 그 지역의 문화와 해설까지 곁들이며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임 순장의 강의는선교사와 선교의 역사를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익이 있다. 강의를 한 지 몇 년밖에 되
지 않았는데 왕십리루터교회, 영동교회 등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본업인 문화해설 여행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선교사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기독교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들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기획하고 있다.
“국내에도 기독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들이 정말 많은데 잘 모르더라고요. 기독교유적이라고 하면 선교사 묘지 정도를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기독교 유적지를 가더라도 연혁만 둘러보고 오는 경우가 많은 데 풍성한 알거리와 소중한 역사가 숨어 있어요. 저는 그것을 알리고 싶어요. ”크리스천들이 자주 방문하는 강화도 역시 기독교와 한국의 역사와 문화해설이 융합되면더 풍성하고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강화도는 신미양요, 병인양요를 겪으면서 서양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곳이에요. 그런데도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교회가 있죠. 선교사들과 신앙의 선배들이 진짜 예수를 바로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선교사와 신앙의 선배들이 강화도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감내해야 했어요. 그 역사와 문화를 실제로 보고, 느껴보고, 만져보는 여행을 하고 있어요.”기독교 문화해설 여행은 일반 문화해설 여행보다 책을 두세 배 더 많이 읽어야 하고, 자료를 더 많이 모아야 할 만큼 복잡하고 힘든 일이다. 그렇지만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일이다. 임찬웅 순장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시는일이기 때문이다. 임 순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문화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재능기부에 동참하세요”
임 순장의 성실함은 물론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섬김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그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고 있다. 순장, 시니어 아카데미, 러빙핸즈를 섬기고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역을 섬기는 일이 결코쉽지 않다. 그가 이렇게 많은 사역에 헌신한 것은 생계를 내어놓아야 하는 선택이기도 했다.보통 문화해설 여행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늦은 저녁에 돌아온다. 수요일 목양예배, 금요일순예배를 섬기면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문화해설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김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다.
“제가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며 손해 보는 일은 하나님이 채워주시더라고요.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게 하시고, 전보다 일을 더 많이 주시더라고요. 자녀들의건강도, 부부사이도 더 좋아졌어요. 제가 교회와 성도를 섬길 수 없는 이유가 전혀 없어요.”임 순장은 더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이 주신재능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면 좋겠다는소망도 이야기 했다.
“온누리교회에는 전문가들이 정말 많은데 늘 봉사자가 부족해요. 재능기부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사용하면더 큰 재능을 부어주십니다. 지금 바로 재능기부에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2017-05-22
제114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