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M센터가 키운 아이들의 꿈이 영글다
축하해주세요
고려인 4세 아나스타샤와 선교사 자녀 요타 대학 입학
<안산M센터에서 한국말뿐만 아니라 신앙, 꿈도 함께 자란 아나스타샤(좌)와 요타(우)>
이주민이 한국에 와서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의 교과과정을 이수하고, 자기 힘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일은 결코 녹록치 않다. 그 힘든 일을 해낸 이주민 청소년이 있다. 주인공은 아나스타샤(우즈베키스탄)와 요타(태국)다. 그들 때문에 지금 안산M센터는 축제분위기다.
고려인 4세 아나스타샤와 선교사 자녀 요타가 한국의 명문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들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신앙과 꿈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안산M센터와 스타트리 프로그램이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아나스타샤는 예술적 감각도 있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책임감도 강합니다. 재능, 인성, 지성을 두루 겸비한 인재입니다. 요타는 선교사 자녀로서 부모님을 도와 태국어예배를 섬기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귀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노규석 목사(안산M센터)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노 목사뿐만이 아니다. 안산M센터를 섬기고 있는 스태프, 봉사자, 외국인 성도 할 것 없이 아나스타샤(우즈베키스탄)와 요타(태국)를 칭찬했다. 아나스타샤와 요타는 안산M센터가 키운 아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말도 모르고, 문화도 다르고, 음식도 입에 안 맞았지만 안산M센터와 스타트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부와 신앙,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4세다. 2012년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일을 많이 해도 월급이 적어서 생활하는 게 무척 힘들었어요. 옷을 사야 할지, 햄(식량)을 사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서 돈 벌러 한국에 가셨어요.”
부모가 돈 벌러 한국에 가있는 4년 동안 아나스타샤와 동생은 외할머니와 지냈다. 외할머니가 살뜰히 보살펴줬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고작 초등학교 4학년(11살)짜리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나스타샤는 그 외로움을 공부와 신앙으로 달랬다.
“외로울 때면 열심히 공부했어요. 가끔 울기도 했고요. 부모님이 한국에 가시고 나서 외할머니 집 바로 앞에 있는 교회를 다녔어요. 찬양도 하고, 할머니랑 교회 다니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그때 세례도 받았어요.”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픈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샤는 4년 만에 온가족이 함께 한국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아나스타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7학년(우리나라 중1)을 마치고 한국에 왔기 때문에 중학교 2학년으로 입학할 줄 알았다. 그런데 중학교에서 입학을 고사했다. 아나스타샤가 한국말을 못했기 때문이다.
“제가 한국말을 할 줄 모르니까 한국말부터 배우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혹시나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할 수도 있고, 학업을 따라가는 것도 힘들 수 있다면서요. 어쩔 수 없이 동생과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그 초등학교에는 러시아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한국말을 공부했어요.”
러시아 친구들이 아나스타샤에게 안산M센터를 소개해줬다.
“안산M센터에는 교회도 있고, 공부도 무료로 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안산M센터에서 공부를 무료로 알려주는 프로그램은 ‘스타트리’다. 이주민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이다.
“스타트리에서 한국어, 영어, 수학을 공부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스타트리에서 공부하면서 성적이 많이 올랐어요.”
아나스타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공부를 잘했지만 한국으로 오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학원을 다니기에는 학원비가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냈다. 그런데 스타트리 덕분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혼자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이 향상됐다. 얼마 전 아나스타샤에게 축하할 일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명문사립대학교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에 당당하게 합격한 것. 학비가 비싸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되어 너무 설레고 기쁘다고 했다.
“제 꿈은 국제 NGO단체에서 일하는 거예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다문화센터와 고려인센터에서 러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는 봉사를 했어요. 그 친구들이 겪는 어려움에 절로 공감이 되더라고요. 저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거예요.”
전기자동차 엔지니어 꿈꾸는 ‘요타’
요타는 만화 주인공처럼 잘 생겼다. 호리호리한 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만찢남(만화를 찢고나온 듯한 남자)을 연상하게 한다. 쑥스러움이 많은 성격인데 전기자동차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꿈을 이야기할 때는 확신이 넘쳤다.
요타는 MK(선교사 자녀)다. 요타의 아버지는 안산M센터 태국어예배를 담당하고 있는 마놉 목사이다. 요타는 태국에서 한국 선교사로 파송 받은 부모와 함께 2010년 4월 한국에 왔다.
태국은 잘 알다시피 불교국가이다. 국민의 약 95%가 불교이고, 5%가 이슬람, 기독교(천주교 포함)는 1%도 채 안 된다.
요타네 가족은 영적으로 척박한 태국에서 선교사로 파송을 받은 만큼 참으로 귀하고 특별한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요타도 처음 한국 학교에 입학했을 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국어가 서툴렀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못하면 수업 듣는 게 힘들다며 다른 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이랑 안산에 있는 외국인주민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웠어요.”
그러던 어느 날 중국인 친구가 안산M센터 스타트리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스타트리가 학원인줄 알았어요. 친구가 저보고 교회 다니냐고 묻기에 아빠가 목사님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안산에 있는 M센터에는 외국인을 위한 교회가 있고 공부도 무료로 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집에 가서 아빠한테 안산M센터와 스타트리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아빠가 그 다음날 저를 따라오시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곳에 다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셨나 봐요.”
마놉 목사는 M센터가 이상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 이 일이 계기가 돼 마놉 목사는 2013년 사역지를 안산M센터로 옮겨 태국어예배를 개척했다.
요타는 안산M센터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스타트리에서 선생님들이 한국말도 알려주고, 수학과 영어 공부도 시켜줬다.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도 해먹었다.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축구도 했다. 가끔 선생님들이 간식을 사주시는 것도 너무 즐거웠다.
“학교에는 안 믿는 친구들도 많고, 말이 잘 안 통해서 친구 사귀는 게 어려웠는데 안산M센터는 달랐어요.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친구들이 많고, 선생님들과 목사님들이 정말 잘 가르쳐줬거든요. 그 덕분에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요타는 이번 대학입학 수시전형에서 아주자동차대(국내 유일 자동차특성화 대학)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과에 합격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했어요. 태국에 있을 때 아빠가 외출하실 때마다 저를 자동차에 태워서 같이 다니셨어요. 자동차에 대해 알려주시기도 했고요. 아빠랑 차타고 이곳저곳 다니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제가 전기자동차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 영향이 커요.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전기자동차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요.”
요타는 대학생활이 너무나 기대되고 설렌다고 했다. 처음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도 설레고,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마음껏 공부하게 된 것도 기쁘다고 했다.
“안산M센터 목사님, 전도사님, 선교사님, 스타트리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를 도와주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받은 사랑 잊지 않고 건강하고, 겸손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장학금 후원 문의**
계좌: 하나은행 573-810031-74605 온누리교회온누리미션
문의: 031-491-9650
2018-12-02
제1223호